상장기업이 증가하면서 시가총액은 사상 최대로 늘었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오히려 코스피 시장 등 다른 투자처로 발길을 옮겨 지난 8월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이 2년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닥 시장의 주식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2조6882억원에 그쳤다. 이는 작년 동월의 3조4959억원보다 23.1%나 감소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2014년 12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같은 기간 4조3742억원에서 4조9392억원으로 12.9% 늘었다.
코스닥 시총은 올해 6월9일 이후로만 5차례 최고치를 갈아치워 지난달 31일에는 223조5790억원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시총 증가의 상당 부분은 상장 진입 문턱을 낮추는 등의 정책으로 상장사들을 늘린 덕이다.
문제는 코스닥 시장의 거래 부진이 8월 한 달간 일시적으로 벌어진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코스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015년 한해 3조1177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는 3조463억원, 올해 8개월간은 2조6246억원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코스닥 시장의 거래 부진이 심화한 이유로는 코스피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진 점을 꼽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조3141억원으로 작년 동월보다 26.0% 줄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거래대금이 2000억원에서 2217억원으로 10.8% 늘었지만 개인의 이탈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도 그럴 것이 코스닥은 8월에도 개인 투자자 거래 비중이 86%를 넘을 만큼 개인 위주의 시장이기 때문이다.
코스닥에서 시총 2위 종목이었던 카카오의 코스피 이전 상장도 일부 영향을 줬다. 카카오는 7월 10일 코스피로 이전한 뒤 하루 평균 827억원 규모로 거래됐다.
여기에 시총 14조원이 넘는 대장주인 셀트리온마저 코스피 이전을 논의 중이다. 셀트리온은 소액주주들의 요구로 이달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코스닥 시장 상장폐지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셀트리온 이슈가 터지고서 코스피200 지수에 코스닥 종목을 넣거나 KRX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과 세가지 키워드’라는 보고서에서 “코스닥 시장은 최악의 국면을 벗어나고 있다”면서 정부의 중소 벤처기업 우대 정책, 코스닥 기업의 실적 개선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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