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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부가 지난달 19일 100대 과제를 발표하면서 내년까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주사 경영권 프리미엄 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한몫했다. 다중대표소송제는 회사가 자회사의 불법 행위로 인해 손해를 볼 경우 모회사 주주들이 자회사의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그동안 지주사로 전환한 기업 중 상당수가 주가 상승을 경험했던 만큼 올 하반기 지주사 전환 계획이 있는 기업들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최근 한 달간(7월 24일~8월 23일) 8.0%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9일 장 중 한때 8만6000원을 찍은 이후 줄곧 하향 조정 중이던 LG 주가는 급기야 7만원대로 떨어지며 약세를 지속했다.
이후 LG는 최근 들어 LG전자·LG화학 등 상장 자회사들의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과 더불어 안정적인 지배구조가 장점으로 재차 부각되며 오름세로 전환해 주가 8만원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LG는 35.6%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LG의 경우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상장 자회사 이외에 비상장 자회사들이 연결 실적에 포함돼 주가 상승 촉매로 작용한다"며 "지난 1월에 LG실트론을 SK에 매각하면서 남은 잔금(6200억원)이 유입될 예정으로, 이를 활용한 신성장동력 발굴의 일환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상장 자회사인 LG전자가 지난 2분기 당시 휴대폰 사업 부문의 부진으로 실적이 저조했지만, 3분기에는 실적 개선 추세가 유효하다는 점과 LG화학도 LG의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돼 긍정적이란 평가다.
이어 SK그룹 지주사인 SK 역시 자회사인 SK E&S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된 가운데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함께 작용하며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6월 2일 장중 한때 28만8500원을 찍은 이후 조금씩 우하향 곡선을 나타내는 SK 주가는 현재 26만4500원까지 떨어졌다. 다만 SK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5.5%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이후 제자리에 머무는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도 하반기 진에어 상장과 더불어 항공업계 성수기 진입에 따라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3일 장중 한때 1만4350원이던 한진칼 주가는 6월 23일 장중 2만7150원까지 오른 바 있다. 이후 주가는 2만3000원 선을 횡보 중이다.
특히 LS는 다른 지주사 주가가 주춤하는 상황에서도 주가가 줄곧 우상향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6월 당시 7만원 전후에서 맴돌다가 현재 주가는 8만5000원대로 상승했다. 지난 9일에는 장중 한때 8만8500원을 찍기도 했다. 이는 구리 가격 상승과 자회사 LS아이앤디의 실적 개선 효과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인 현대로보틱스의 경우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힘입어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로보틱스는 지난 6월부터 7월 말까지 주가가 40만원에 머물다 이달 들어 급등 장세를 나타냈다. 지난 4일 장중 48만9000원을 기록하며 50만원을 바라봤던 현대로보틱스는 현재 46만원 선에서 숨 고르기 중이다.
유재훈 NH투자증권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