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이 주고받은 '말폭탄'의 유탄에 코스피가 두 달 전 수준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주(7∼11일) 코스피는 한 주 동안 3.16%(75.73포인트)나 떨어진 2,319.71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코스피가 2,310선에 머무른 것은 지난 5월 24일 이후 79일 만이었습니다. 코스피가 한 주 만에 두 달 전 수준으로 퇴보한 셈입니다.
코스피의 주간 하락률이 3%를 넘어선 것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가 주식 시장을 짓누르던 작년 6월 13∼17일(하락률 3.18%) 이후 14개월 만입니다.
코스피는 주 초반인 7∼8일만 해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은 시장을 흔들었습니다. 북한도 지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고 위협하자 코스피는 하루 만에 1.10%(26.34포인트) 주저앉았습니다.
다음날 북한은 한 술을 더 떴다. '화성-12'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4발'로 괌 주변을 포위 사격하겠다고 아예 구체적인 실행 계획까지 밝혔습니다.
코스피는 이날 한때 전날보다 1.24%까지 급락하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오후 들어 낙폭을 다소 회복했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기자들에게 "화염과 분노 발언이 충분히 강력하지는 않았던 모양"이라며 "북한이 자신을 제대로 추스르지 않으면 다른 나라들이 겪지 못했던 고통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다시 기름을 끼얹었습니다.
발언 수위를 낮추라는 주변의 권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공세를 더 높인 셈입니다.
간밤 트럼프의 이 발언이 전해진 직후 열린 11일 코스피는 전날 종가보다 1.54%(36.41포인트) 급락한 2,323.06에 출발했습니다. 코스피가 개장과 동시에 1.5% 넘게 하락한 것은 삼성전자[005930] 갤럭시노트7 파문이 확산하고, 북한 핵실험 등의 악재가 겹쳤던 작년 9월 12일(1.68%) 이후 11개월 만이었습니다.
결국, 코스피는 양국이 말싸움을 주고받은 3일 동안에만 75.02포인트 급락하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8월 장세는 최대 호재인 실적 발표가 끝나가며 조정을 기다리던 상황이었는데 트럼프와 김정은이 아주 세게 우리 뺨을 때렸다"며 "한미연합훈련 등이 있는 앞으로 1∼2주 정도는 고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조 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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