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본 기사는 08월 09일(09:1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사우디 최대 기업인 정유업체 아람코의 상장 작업이 가시화 되면서 대우건설 매각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아람코는 이미 여러 차례 대우건설에 관심을 표현해 유력한 대우건설 인수후보로 꼽히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일각에서는 아람코가 상장전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대우건설 인수를 적극 추진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9일 IB업계에 따르면 아람코는 전세계 대형 증권거래소들을 상대로 상장 여부 및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잠재적 기업가치가 약 2000조원 전후로 평가받는 아람코가 상장하면 해당 주식시장의 입지가 강화되기에 각국 거래소들은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로서는 내년 하반기 런던과 도쿄 거래소에 공동으로 상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며 홍콩거래소에 상장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상장 작업이 가시화 됨에 따라 투자은행업계에서는 아람코가 대우건설 인수전에 참여할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람코는 지난해 말부터 여러차례 대우건설에 관심을 표명해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힌다. 아람코가 상장을 앞두고 건설사인 대우건설을 인수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석유업체 관계자는 "아람코는 매출 중 석유관련 비중이 90%를 넘어서 국제유가에 실적이 크게 좌우된다"면서 "IPO를 앞두고 유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신규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사우디와 이라크, 알제리, 카타르 등에 진출해 수십년간 꾸준히 건축·토목 실적을 쌓은덕에 중동지역에서는 높은 인지도와 평판을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에 본사를 둔 아람코가 대우건설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가장 큰 이유다.
최근 사우디 왕가에서 발생한 왕세자 교체도 아람코의 대우건설 인수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올해 7월 '왕자의 난'을 일으켜 원래 왕세자였던 사촌형을 축출하고 왕위 계승권을 획득했지만 일각에서는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아람코 회장을 맡고 있는 빈살만 왕세자가 대중의 지지를 얻고 정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외국기업 인수·합병(M&A)과 같은 가시적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빈살만 왕세자가 수년전부터 사우디 경제의 석유의존도를 낮추는 '비전 2030' 정책을 진두지휘 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람코의 대우건설 인수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셈이다.
한 한국외대 아랍어과 교수는 "아람코는 사우디 건국이후 사실상 사우디 왕족들의 '사금고' 역할을 해왔다"면서 "현재 회장인 빈살만 왕세자의 결정에 따라 하루아침에 M&A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