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과열지구 세종시, 하루 만에 웃돈 8천만원 떨어져
세종시가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지 하루 만에 프리미엄(웃돈)이 8천만원이나 떨어진 아파트가 나왔습니다.
정부의 8·2 대책이 세종시 아파트 가격 거품이 빠지는 계기가 될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지 주목됩니다.
4일 세종시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전날 세종시 한 아파트 매매가가 2억7천만원(3층)에 나왔습니다.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당일 기준 이 아파트의 매매가가 3억3천만∼3억5천만원이었으니 하루 사이 8천만원이나 떨어진 셈입니다.
오는 10월 입주 예정인 이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2억원이었지만, 지난 6월 8일 전매제한이 해제된 이후 1억3천만∼1억5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됐습니다
한 달 사이 웃돈이 아파트 가격의 반 넘게 오르는 등 승승장구하던 아파트 가격이 8·2 대책발표 하루 만에 위력을 발휘한 것입니다.
지난달 말 기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준 4억9천900만원(4층)에 거래됐던 다른 아파트는 이날 4억3천900만원(1층)에 팔렸습니다.
층수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최근의 가파른 상승세를 고려하면 가격이 하향 조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5월 입주를 앞둔 다정동 아파트 분양권의 경우, 한 달 전만 해도 프리미엄이 1억6천만원에 형성돼 있었지만, 이날 4천만원 떨어진 매물이 나왔습니다.
세종시 도담동 한 중개업소에 따르면 전날 정부 대책이 발표된 직후부터 분양권 매도 문의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갭투자가 성행한 서울에서는 이번 대책에도 당분간 주택을 보유하며 관망하겠다는 심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세종시는 상황이 다릅니다.
월세 수요가 적은 데다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이 51%(KB국민은행 집계, 7월 기준)로 전국 평균(75.3%)보다 크게 낮아 주택담보대출을 여러 채 받은 다주택자들의 경우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서성권 부동산 114 연구원은 "이번 대책은 그동안 세종시에서 여러 채의 주택을 갖고 프리미엄 장사를 해온 투기 세력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당장 내년 4월부터 시행되는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부처 추가 이전과 국회 분원 이전, 행정수도 실현 등 개발 호재를 앞둔
박씨는 "현금 보유자들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등 시장을 관망할 것으로 본다"며 "이달 말까지는 매수자들도 자금조달 계획을 내지 않아도 되는 만큼 현금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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