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모델링을 마치고 2014년 1월 입주가 이뤄진 청담래미안로이뷰. [매경DB] |
7월 3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2011년 이후 입주가 이뤄진 리모델링 단지는 총 6곳이다. 강남구에서 4곳, 광진구와 마포구에서 각각 1곳이다. 이들 6개 단지의 최근 10년 평균 자본수익률은 37.7%로 해당 지역 평균 매매가 변동률(12.2%)의 3배가 넘었다.
이 중 리모델링 효과가 가장 극명하게 나타난 곳은 도곡예가클래식이다. 1978년에 지어진 복도식의 옛 동신아파트는 31개월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11년 6월 지하 3층~지상 최고 13층의 계단식 아파트로 탈바꿈했다. 옛 동신아파트 주민들은 가구당 1억9500만원의 부담금을 냈고, 그 결과 84.77㎡였던 전용면적이 107.53㎡로 26.8% 확대됐다. 침실과 욕실이 하나씩 더 생겼고 안방 드레스룸 등 편의시설도 추가됐다. 지하주차장을 신설해 주차 대수가 181대에서 414대로 증가했다.
당시 구조 변경이 '앞뒤 늘리기'에 그쳐 아쉽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리모델링에 따른 가격 상승 효과는 뚜렷하다.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하는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10년 전인 2007년 2분기 동신아파트 전용 84.77㎡의 평균 매매가격은 6억8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평균 거래 가격은 11억원에 달한다. 부담금을 감안해도 25.7%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같은 기간 도곡동 아파트 매매가격이 평균 10.27% 하락했지만 옛 동신아파트 주민은 리모델링 덕분에 26% 가까운 자본수익을 누리고 있다.
한강변에 위치한 강남구 청담동의 옛 동산아파트 주민 사정도 비슷하다. 가구당 3억2000만원이나 되는 부담금을 내야 했지만 현재 자본수익률은 58.9%에 달한다. 전용면적이 84.92㎡에서 110.2㎡로 증가하면서 최근 10년 집값이 7억5000만원에서 17억원으로 급등한 덕분이다. 같은 기간 청담동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19.5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최근 강북 아파트 시세를 이끌고 있는 이른바 '마용성' 중 한 곳인 마포구의 밤섬쌍용예가클래식도 최근 10년 자본수익률이 50%가 넘는다. 옛 호수아파트 시절 전용 66㎡의 매매가격은 3억1000만원에 불과했다. 1억9000만원의 부담금을 내고 리모델링한 결과 지금 전용 85.54㎡ 매매가격은 7억6000만원이다. 마포구가 최근 직주근접 주거지로 각광받으면서 2007년 2분기 대비 집값이 36.84%나 올랐지만 10년 전 옛 호수아파트를 사서 리모델링한 수요자는 이보다 14%포인트 높은 자본수익률을 누리고 있다.
리모델링 단지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문재인정부의 핵심 부동산 정책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정책 취지에 아파트 리모델링이 부합하기 때문이다. 도시의 본틀은 유지하면서 낙후된 환경 개선과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는 도시 재생과, 기존 골조 등 틀은 그대로 두고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리모델링은 서로 비슷한 점이 많다.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리모델링이 본격화한 2003년부터 지금까지 리모델링으로 준공을 마친 단지는 총 14곳이다. 연도별 준공 단지는 △2004년 대림아크로빌(강남구 압구정동) △2005년 이촌 로얄맨션(용산구 이촌동), 방배삼성에버뉴(서초구 방배동) △2007년 중앙하이츠(마포구 창전동), 방배예가클래식(서초구 방배동) △2008년 이촌동 두산위브(용산구 이촌동) △2010년 당산예가클래식(영등포구 당산동) △2011년 도곡예가클래식(강남구 도곡동) △2012년 밤섬예가클래식(마포구 현석동) △2013년 워커힐푸르지오(광진구 광장동) △2014년 청담래미안로이뷰, 대치래미안하이스턴, 청담아이파크 등이다.
이 가운데 실적이 가장 많은 건설사는 쌍용건설로 총 4곳을 시공했다. 이어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이 각각 3곳을 준공했고 중앙건설, 두산건설,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이 1곳씩 시공했다. 특히 쌍용건설은 방배예가클래식 리모델링에서 업계 최초로 1개층 필로티와 지하 1층 증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달리 기부채납이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와 같은 부담이 없기 때문에 향후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택하는 단지가 더 많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