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하는 대우건설
주식시장에서 대우건설 재무제표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진 탓이다. 박 사장은 이 같은 위기가 오히려 회사가 중장기적으로 투명해질 수 있는 기회라고 봤다. 수주 전에 시뮬레이션을 거쳐 사업성 없는 사업들을 과감히 포기했다. 또 미래에 발생할지 모르는 잠재 부실을 모두 선제적으로 반영했다. 작년 4분기에만 7314억원을 영업손실로 떨어냈다.
거품을 빼고 최대한 보수적으로 실적을 집계하자 시장의 호응이 돌아왔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우건설 주가는 8000원대까지 올라간 상태다. 의견거절이 나온 직후 기록한 저점과 비교했을 때 주가가 60%가량 오른 것이다.
실적도 최근 두 분기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는 등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분기에만 25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1126억원)와 직전 분기(2211억원) 대비 각각 128.2%, 16.2% 증가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택·토목·건축·플랜트 등 국내와 해외 모든 부문에서 높은 이익률을 달성했다"며 "하반기에 베트남 신도시 사업 등 양질의 해외사업장 매출이 본격화되면 실적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사업 시장에서도 독주하고 있다. 올 상반기 전국에서 시공사를 선정한 도시정비사업장은 총 50곳으로 수주액이 11조원에 이르는데 대우건설은 이 중 6곳에서 2조2161억원의 수주 기록를 세웠다. 지난해 총수주액 1조6733억원을 상반기에 이미 넘어선 상태다. 부산 최대 재개발 사업장인 감만1구역, 대형사 간 경합 끝에 시공권을 획득한 과천주공1단지에 이어 서울 행당7구역(1676억원), 의왕 오전다구역(5855억원)을 잇달아 수주하며 수주액 2조원을 돌파했다. 승률도 높다. 대우건설은 올 상반기 총 7곳의 입찰에 참여해 서울 대조1구역에서 현대건설에 고배를 마신 것 외에는 모두 시공사로 낙점받았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7년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도 3위로 한 단계 뛰어올랐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