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기업 실적 시즌이 중반부에 진입한 가운데 자동차와 에너지·화장품 기업들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차와 기아차, 아모레퍼시픽 등 중국 관련주들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하고 실적 쇼크에 빠졌으며, S-OiL·SK이노베이션 등 정유주들도 유가 하락 여파로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
30일 매일경제신문이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이날까지 2분기 실적 공시를 한 기업 중 증권사 3곳 이상이 전망치를 제시한 98개 기업 가운데 42개(43%)는 기대 이하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얘기다.
특히 실제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추정치에 30% 이상 미달(적자 전환·적자 확대 포함)된 어닝 쇼크 기업은 삼성중공업(컨센서스와의 괴리율 -54.6%)을 비롯해 롯데쇼핑(-52.6%) S-OiL(-47.5%) SK이노베이션(-30.3%) 등 12곳에 달했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연결 영업이익 20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지만, 시장 예상치(454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실적을 나타냈다. 여기엔 지난 5월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발생한 크레인 사고가 직격탄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쇼핑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 나는 등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영업이익 873억원으로 시장 기대치(1843억원)를 크게 하회했다. 긴 불황과 함께 사드 배치에 따른 백화점 매출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정유 업계도 유가 하락 때문에 암울한 2분기를 보내야 했다. S-OiL과 SK이노베이션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81.7%와 62.4% 급감한 1173억원과 4212억원에 불과했다. 본래 S-OiL과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시장 기대치는 2235억원과 6044억원이었다.
현대차는 2분기 영업이익(1조3445억원)이 시장 전망치(1조5252억원)보다 11.8% 밑도는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기아차도 예상치보다 24.6% 낮은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이어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두 회사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도 실
시장 전문가들은 실적 전망치가 빠르게 낮아지는 종목에 대해선 실제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큰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