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촌 현대맨숀 리모델링 후 조감도. 수평 증축되는 동은 맨 앞 31동(15층짜리 1개 라인), 그 뒤 23동(21층 2개 라인), 맨 뒤 32동(22층 2개 라인)등 총 5개 라인이다. [사진 제공 = 포스코건설] |
통상 한 번에 통과되던 아파트 리모델링 안건이 왜 보류됐을까. 이유는 이 단지의 독특한 리모델링 방식에 있다. 이촌 현대맨숀은 강남구 개포동 대청아파트 등과 달리 '수평증축' 방식으로 리모델링한다. 기존 아파트 위에 최대 3개층까지 올리는 수직증축과 달리 수평증축은 기존 아파트를 그대로 두고 옆으로 확장한다.
통상 조합은 수직증축을 선호한다. 10개동으로 이뤄진 단지 기준으로 3개층씩 높이면 총 30개층이 늘어나 12~15층 중층아파트 기준 2개동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고, 조망권 좋은 가구도 더 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로 높이려면 안전진단에서 B등급 이상 받아야 한다. 이촌 현대맨숀은 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아 수직증축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조합이 사업성 확보를 위해 고심 끝에 내놓은 안은 수평증축 형식으로 5개 라인을 추가하는 것이다. 조합이 서울시에 제출한 안을 보면 기존 23동과 32동에 각각 21층 2개 라인과 22층 2개 라인을 더 짓는 것으로 돼 있다. 이촌로 쪽 지상 15층 높이 31동에도 1개 라인이 추가된다. 펜트하우스와 필로티 구조가 도입되면서 총 97가구가 추가된다. 이들 가구는 일반분양돼 기존 조합원 부담금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서울시는 다소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정책 자체가 리모델링을 장려하는 기조이긴 하지만 이촌 현대는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며 "현재 아파트가 12~15층인데 1.5배에 가까운 높이의 동을 하나 더 짓는 셈이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위원들 사이에서 현장 실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8월 현장에 직접 위원들이 방문해 21~22층이라는 높이가 적절한지, 통경축이 제대로 확보됐는지를 확인한 후 다시 심의에 올릴 예정이다.
조합은 증가하는 가구 수만큼 일반분양해 리모델링 사업비 일부를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라 현재 안을 고수하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현대맨숀이 이촌동 내에서 강변 쪽이 아니라 철길 쪽에 위치할 뿐만 아니라 단지 북쪽에 용산민족공원이 위치하기 때문에 기존 주민 한강 조망권을 해치는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맨숀 소유주들도 통경축이 다소 축소되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21~22층 수평증축
그러나 서울시는 민족공원과 한강변 사이에 위치했다는 특수성과 사실상 아파트 2개동 신축이라는 점을 감안해 층수를 낮추라고 권장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4월 이주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조합과의 갈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박인혜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