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호 인터넷銀 카카오뱅크 영업 첫날 인기몰이
휴대전화와 신분증을 활용해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은 케이뱅크와 같다. 하지만 계좌 개설에 걸린 시간은 5분 정도로 케이뱅크(10~15분 내외)에 비해 훨씬 빨랐다. 다른 은행 계좌로 돈을 보내 본인 인증을 하는 역이체 인증 방식 덕분이다. 카카오뱅크 계좌를 개설하면 다른 은행 본인 계좌에 네 글자로 된 가명으로 1원이 이체된다. 그 네 글자를 카카오뱅크 앱에서 인증하기만 하면 본인 확인 절차가 끝난다. 상담원과 영상통화 등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야 했던 케이뱅크에 비해 한층 절차가 간소해진 셈이다. 다만 서비스 시작부터 고객이 대거 몰리면서 앱 속도가 느려지고 실행 오류가 반복되는 어려움이 발생했다. 계좌 개설과 가입이 동시에 이뤄졌던 케이뱅크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가입 후 계좌 개설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계좌 개설 전에도 추천 금융상품이나 가이드 메뉴 등 간단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예·적금 상품은 금리와 구성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급여이체, 체크카드 이용실적 등 우대금리 적용 조건을 맞출 수 있다면 케이뱅크가 유리하다. 반면 우대금리 자격을 갖추지 못하면 아예 우대금리를 설정하지 않고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금리를 적용하는 카카오뱅크가 유리하다.
카카오뱅크 예금 상품은 수시입출금 통장을 포함해 총 3종이다. '매일 이자가 느는 정기예금'은 연 2.00%(12개월) 금리를 우대 조건 없이 제공한다. 해지 없이 돈을 인출할 수 있는 긴급 출금은 2회까지 가능하다. 1개월 만기(연 1.20%)부터 36개월(연 2.10%)까지 기간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매일·매주·매월 자유적금'은 납입일이나 납입 횟수 등이 자유로운 자유적금이다. 1년 기준 연 2.00% 금리에다 2회 긴급 출금이 가능하다. 예·적금 최고금리가 2.10~2.50% 수준인 케이뱅크와 단순 비교하면 금리가 낮아 보인다.
그러나 케이뱅크는 각종 우대 조건을 충족해야만 최고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로 적용되는 이자율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카카오뱅크 대출 상품은 '비상금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신용대출' 등 세 가지다. '비상금대출'은 최대 300만원까지 경조사비 등 급전이 필요할 때 60초 안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마이너스통장대출'과 '신용대출'은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상품이다. 대출 실행 평균 소요 시간은 5분이다. 두 상품을 이용하려면 한도·금리 조회, 재직·소득 정보 확인 단계를 거쳐야 한다.
신용대출 서비스에서 아쉬웠던 점은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다는 카카오뱅크 측 주장과는 달리 실제로는 PC나 스마트폰에 저장된 공인인증서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인인증서가 없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팩스 제출을 해야 한다. 이는 케이뱅크도 마찬가지기 때문에 대출 서비스와 관련한 금융당국 규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간편 이체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해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간단하다. 간편 이체를 누르면 기존 카카오톡 메시지처럼 보낼 사람의 아이디가 뜬다. 아이디를 선택하면 받는 사람 계좌번호를 몰라도 메시지를 보내 듯 돈을 이체할 수 있다. 시간은 10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 창구에서 신청할 때와 비교해 약 10분의 1의 수수료로 모바일 국외송금을 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아직 국외송금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편의성과 접근성을 겸비한 카카오뱅크 출범으로 바짝 긴장한 기존 금융권은 대응 상품과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6일 공인인증서 없이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리브간편대출'을 출시
[정지성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