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면서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 '손해보험사 빅 4' 회사가 모두 자동차보험료를 내렸다.
이들 대형 손보하들은 손해율이 개선된 것을 보험료 인하의 원인이라고 설명했지만 그 이면에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차보험 시장에서의 점유율 싸움과 정부의 보험료 인하 압력에 대응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26일 KB손해보험은 개인용 차량은 8월21일 효력이 발생하는 계약부터 1.5%, 업무용 차량은 같은달 26일 책임개시되는 계약부터 1.6%씩 차보험료를 인하한다고 밝혔다. 앞서 동부화재가 지난 17일, 현대해상이 21일 보험료 조정 계획을 내놓고 뒤이어 삼성화재도 25일 인하를 선언한 것을 감안하면 불과 9일만에 빅4 손보사 모두 차보험료 인하에 동참한 것이다.
인하폭만 보면 개인용 차량 기준 0.8%인 동부화재를 제외하면 삼성·현대·KB 모두 1.5~1.6%로 비슷하다. KB손보 관계자는 "지난해 경미사고 수리비 지급기준이 신설되고 외제차 렌트비가 현실화되는 등 제도개선 영향으로 손해율이 감소함에 따라 손익개선 효과와 향후 손해율 개선추이를 감안해 보험료를 인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KB손보의 차보험 손해율은 상반기 누계 기준 77.8%로 1년전보다 3.6%포인트 개선됐다. 제도가 바뀐 덕에 보험금 지급이 이전보다 줄었고 매년 겨울 반복되던 폭설 등 자연재해가 올해는 드물어 교통사고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보험 시장을 놓고 빅4 손보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차보험료 도미노 인상을 불러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차보험 점유율은 29.8%로 1년전보다 0.6%포인트 떨어진 반면 현대해상(18.8%)과 동부화재(18%), KB손보(12.4%)는 각각 0.2~0.3%포인트씩 올랐다. 특히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몇번이나 순위가 뒤바뀔 만큼 격렬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1년마다 갱신되는 단기상품인 자동차보험의 특성상 고객을 모을 수 있는 결정적인 수단은 보험료인 만큼 만약 다른 회사보다 높은 보험료를 유지할 경우 순식간에 고객을 빼앗기고 점유율도 떨어진다. 결국 한 곳이 가격인하에 나서면 다른 곳 역시 동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가 차보험료 수준이 적정한지 따져보고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서민경제 보호 차원에서 보험료 수준에 민감한 현 정부와 코드를 맞추는 차원에서 보험사들이 한발 앞서 차보험료를 깎는 선제대응을 펼친 것이다. 한편 빅4의 차보험료 인하가 다른 중소형 손해보험사들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빅4와 달리 다른 중소형사들은 손해율이 높아 가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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