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의 사회공헌활동비 지출이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전국은행연합회가 발간한 은행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은행)과 은행연합회를 포함한 21개 금융기관의 지난해 1년간 사회공헌활동비 지출액(금융지주사 실적 제외)은 4200억원으로 4년 연속 줄었다.
사회공헌활동비 지출액은 2012년에 6653억원까지 상승했으나 2013년 5630억원, 2014년 5146억원, 2015년 4651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사회공헌활동비를 가장 많이 쓴 곳은 농협은행(923억원)이었으며 가장 적게 지출한 곳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으로 각각 4억원에 그쳤다.
번 돈에 비해 사회공헌활동비를 가장 적게 쓴 금융기관으로는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씨티은행 등이 꼽혔다. 지난해 순이익과 비교한 이들 두 금융기관의 사회공헌활동비 비율은 고작 0.78%, 1.13% 수준이었다.
지난해 신한은행, 국민은행은 각각 366억원, 463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사회공헌활동비는 전년대비 각각 16.8%, 13.5% 줄였다. 5개 은행 중 KEB하나은행은 243억원으로 지출이 가장 적었고, 전년대비 감소 폭도 32.9%로 컸다. 우리은행은 514억원으로 전년(542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와 관련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인해 지난해 은행권 사회공헌활동비가 전년보다 줄었지만 세전 이익 대비해서는 12.1%의 수준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며 "더욱이 은행권의 2015년 기준 3개년 세전이익(지출여력) 대비 사회공헌지출액 비율은 평균 7.88%로, 국내 전 기업군 대비 2배수준이며 글로벌 주요기업·금융회사 대비 10배, 일본 기업 대비해서도 4배를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사회공헌활동비용 감소 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의 참여도 2년째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은행권에서 해명한 수익성 악화 때문만은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주요 은행들이 자원봉사에 참여한 인원은 42만9636명으로 2년째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경제양극화 심화 등으로 서민·취약계층은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에 반해 은행권은 이익 확대에 치중해 서민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위기속에서도 농협은행의 경우 6년째 사회공헌활동 1위 은행으로 선정, 꾸준한 활동을 보여줘 눈길을 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57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서도 5개 은행 중에서 사회공헌활동비를 가장 많이 쾌척했다. 특히, 2016년 한 해 동안 5700여 회에 걸쳐 13만 2000여 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1만 3000여 명의 임직원이 매월 1회 이상 봉사활동에 참여한 셈이다. 더욱이 이는 주요 시중은행의 사회공헌활동 참여인원 42만명의 3분의 1 수준에 달한다. 임직원 재능나눔 봉사활동인 행복채움금융교실, 농촌지역 독거어르신을 위한 말벗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지난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등 어려운 경영 여건에서도 나눔경영 리딩뱅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서 "앞으로도 순수 국내자본 은행으로 농업인과 지역사회의 든든한 동반자로,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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