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북 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자이` 전경. [매경DB] |
최근 서울 강북권 새 아파트의 소형 평형 시세가 9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 강남권에서만 10억원을 넘어서는 소형 평형을 찾을 수 있었으나 강북권에서 찾을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1~2인 가구 증가와 60대 이상 자산가들의 임대수익용 상품으로 주목받으며 강북권 소형 면적(전용면적 60㎡ 이하) 몸값이 점점 올라가는 모양새다. 6·19 부동산대책으로 서울 강북지역도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가 막히면서 새 아파트에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분위기다.
23일 부동산114와 KB시세, 근처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종로구 '경희궁자이'의 전용면적 59㎡ 호가는 9억원까지 치고 올라왔다. '4대문 인근 재개발 아파트'로 주목받은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자이는 2월 입주 당시 가격이 8억1000만원이었다. 실거래가로는 5월 말 8억6500만원에 거래된 것이 마지막 기록이다.
광진구, 용산구, 마포구 일대도 9억원 선 돌파를 노리는 아파트들이 상당수다. 광장동 '광장힐스테이트' 전용면적 59㎡형 역시 8억5000만원을 돌파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작년 말 7억6000만원대에서 12% 상승했다. 용산구 이촌동과 마포구 아현동 일대 역시 '한강 대우'와 '래미안 마포웰스트림' 등이 각각 8억원, 7억9000만원 선을 호가한다.
강북권 새 아파트들의 가격은 비슷한 평형의 강남권 아파트와 비교해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재건축 이슈로 시장 관심을 받고 있는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용 62㎡ 가격은 9억3000만원이다. 강남구 도곡동 쌍용예가 전용 59㎡도 매매가가 9억원 언저리다. 이 밖에 강남구 수서동과 일원동, 서초구 내곡동과 양재동, 송파구 송파동 일대 아파트들의 소형 평형들도 가격이 7억5000만~8억5000만원에서 형성되어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강북권 대표 아파트들의 20평형대 가격은 강남 3구의 웬만한 아파트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며 "물론 비슷한 수준의 강남권 아파트들은 연차가 15~20년 정도로 애매한 것이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상승률만 따지면 강남권 대표 아파트 소형 평형도 부럽지 않다. 작년 12월 말 대비 상승률을 살펴보면 잠실 엘스 전용 59㎡가 14.5%, 반포자이 전용 59㎡가 11% 를 기록 중이다.
강북 소형 아파트 가격이 치솟은 건 1~2인 가구가 늘어난 이유가 크다. 통계청의 '2015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1인 가구와 2인 가구 비중은 각각 28%와 27%에 이르는데, 2030년이 되면 각각 37%와 33%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은퇴 후 임대수익을 확보하려는 60대 움직임도 분주하다. 한국감정원의 조사로는 2015년 아파트 구입자 중 60세 이상은 11만2036명으로, 2011년(7만1254명)보다 57.2% 늘었다.
물론 이 같은 상승세는 지역과 단지별로 천차만별이다. 아파트의 경우 입주연도와 학군·교통 등 입지, 대단지 커뮤니티 여부 등에 따라 같은 단지라 하더라도 시세가 적게는 500만원, 크게는 5000만원 이상 갈린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