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을 등에 업고 27일 출범하는 카카오뱅크발 금융권 지각변동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4월 등장한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 돌풍에 이어 두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신용대출, 해외송금수수료 등에서 파격적인 상품을 들고 나와 기존 금융업계 판도를 뒤흔들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다.
23일 카카오뱅크는 글로벌 송금 네트워크를 보유한 시티그룹과의 제휴를 통해 수수료를 시중은행의 10% 수준으로 확 낮춘 해외송금 서비스를 공개했다. 기존 시중은행 창구를 통해 미국으로 5000달러(560만원)를 보내려면 송금수수료·전신료·중개수수료·수취수수료 등을 합쳐 5만5000원 정도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면 10분 1 수준인 수수료 5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전신료나 중개수수료, 수취수수료 등 별도 비용도 일체 없다. 그동안 시장에서 카카오뱅크가 저렴한 송금수수료를 무기로 금융권 송금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예상했던대로 파격적인 수수료를 경쟁 무기로 꺼내든 것이다.
해외송금과 함께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도 대표 상품으로 부각시켰다. 우량 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고신용 대출상품은 한도를 1억원이상으로 잡았다. 대다수 시중은행의 모바일 전용 신용대출 한도가 1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업계 최고 수준이다. 신용대출금리도 업계 최저수준인 2%후반대로 설정할 방침이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이용하는 저신용 고객들을 대상으로 소액 대출상품인 '모바일 속 비상금'을 내놓는다. SGI서울보증의 보증보험을 활용해 8등급 저신용자도 한 자리 수(최저 3.35%)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이자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카카오톡 주소록을 기반으로 카톡 메시지를 보내듯 돈을 간편하게 보낼 수 있는 간편송금 서비스도 출시한다. 정기 예금·정기 적금 등 수신상품은 복잡한 우대조건을 부가하지 않고 누구나 동일한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국내 1등 메신저인 카카오톡 인지도를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케이뱅크보다 고객 확산 속도가 빠를 것으로 전망한다"며 "모바일 뱅킹에 익숙한 20~30대 직장인 고객층이 대거 카카오뱅크로 이탈할 수 있어 은행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최근 시장분위기를 전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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