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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구역 조합 설립 인가 등 사업이 속도를 내며 시세가 치솟는 성동구 성수동1가 전경. [한주형 기자] |
2009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구역 지정이 이뤄진 뒤로 표류하던 사업이 올해 들어 하나둘 가시화하면서 성수동 일대 재개발 지역 내 다세대·단독은 물론 인근 아파트 시세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성수1구역이 18일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성수1구역은 총 4개로 구성된 성수전략정비구역 가운데 일반분양 가구 수가 가장 많다. 면적 19만4398㎡에 총 2909가구의 초대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조합원 수에 해당하는 가구 수(1453가구)와 임대(495가구) 물량을 제외하면 일반분양 예상 물량만 961가구에 이른다. 성수1구역은 서울숲과 분당선 서울숲역, 2호선 뚝섬역을 비롯해 랜드마크 단지인 갤러리아포레·트리마제 등과 가깝다. 성수1구역은 성수4구역과 더불어 사업 속도와 일반분양 비율(총 가구 수 대비 일반분양 비율이 30% 이상)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앞서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성수4구역은 최고 48층 높이로 재개발하겠다는 내용의 건축 심의를 서울시에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사업 진척이 가시화하면서 성수1구역 집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KB시세에 따르면 성수1구역에 들어선 성수동양메이저 아파트 전용면적 59.9㎡형은 올해 5월을 기점으로 3.3㎡당 매매 시세가 4000만원을 넘어섰다. 3.3㎡당 4000만원은 지난해 강남 재건축 투자 열풍이 불면서 강남·서초 일대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켰던 수준이다.
현재 매매 시세는 7억3500만원 선으로, 작년 7월(5억8500만원)에 비해 1억5000만원이 오르면서 역대 최고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한강르네상스 발표가 이뤄지던 시점인 2009년 당시(5억3000만원)에 비하면 2억원 이상 올랐다.
이른바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연립주택의 가격은 대지 지분 3.3㎡당 1억원을 넘나들고 있다. 성수동 1가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대지 지분 28㎡형 정도의 다세대·연립주택의 호가가 8억5000만원 선이고, 31㎡형이 8억1000만원 정도에 나와 있다. 성수동1가 A공인 관계자는 "다세대·연립은 대지 지분 3.3㎡당 8500만~1억원 선으로 시세가 잡혀 있다"며 "올해 초에 비해 2000만원가량 올랐고,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서도 최소한 3000만원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재개발 등 정비사업장 내에 속한 다세대·연립주택은 대지 지분을 기준으로 시세를 판단한다. 대지 지분에 따라 가치 평가액과 투자 수익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지 지분이란 아파트나 다세대·연립주택 같은 공동주택 전체의 대지 면적을 소유자 수로 나눈 것을 말한다. 한남뉴타운처럼 이른바 '지분 쪼개기'가 성행하면 수익성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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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성수2·3구역은 조합 설립 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 사업 속도가 성수1·4구역에 비해 늦다 보니 시세는 상대적으로 낮다. 성수3구역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최근 법원에서 추진위원회 선거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지만 이른 시일 내에 추진위 재구성을 통해 조합 설립 동의 작업을 마무리하자는 의견이 많다"며 "다세대·연립의 경우 대지 지분 3.3㎡당 6000만원 선에 진입해 있다"고 설명했다.
성수동 일대가 이처럼 투자 관심을 끄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희소성 측면에서 성수동 일대가 '50층 건축이 가능한 최후의 전략구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2008년 입주한 '갤러리아포레'(최고 45층)에 이어 올해 5월 '트리마제'(최고 47층)가 입주했고, 다음달에는 '아크로 포레스트'(최고 49층)가 분양에 나선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오 전 시장이 2009년 재임 당시 '한강르네상스' 구상에 따라 발표된 강변 5곳(성수·여의도·합정·이촌·압구정) 중 하나다. 이후 나머지 4곳은 해제됐고 이어 '한강변 아파트 최고 35층 제한'을 골자로 한 현재 서울시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지난 10일 서울시가 삼표레미콘 공장의 이전 합의를 발표하자 일대가 초고층 미니신도시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달아오른 영향도 있다. 삼표레미콘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