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50개 원자재 펀드 중 연초 이후 수익률이 10% 이상 빠진 펀드는 총 11개에 달했다. 신한BNPP에너지인덱스펀드, 삼성KODEX WTI원유선물펀드, 삼성WTI원유특별자산펀드는 연초 대비 수익률이 20% 넘게 빠지는 최악의 성과를 냈다. 원유 가격이 바닥을 기는 것을 필두로 원자재 가격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배럴당 50달러를 넘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최근 40달러 초반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 5월 40달러대로 떨어진 유가는 좀처럼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원자재 펀드에 대한 관심은 아직도 꾸준하다.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자들은 원자재 펀드에 약 1100억원을 신규 투자했다. 원자재 펀드에 들어간 자금이 환매로 빠져나온 액수보다 훨씬 컸다. 올해도 원자재 펀드에는 1600억원이 몰렸다. 당장의 수익률은 부진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면 큰 수익이 날 것이란 기대감에 '저가 매수' 행렬이 몰린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싸 보인다고 무조건 투자하면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삼성WTI원유특별자산펀드의 5년 수익률은 마이너스 66%에 달한다. 5년 전 1억원을 투자했으면 현재 3400만원밖에 건지지 못한다는 뜻이다. 블랙록월드광업펀드, JP모간천연자원펀드의 5년 수익률 역시 40%가 넘게 빠져 부진한 상태다. 최종혁 씨스퀘어자산운용 대표는 "원자재 가격이 단기간에 반등한다는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라며 "펀드가 어디에 투자하는지를 잘 살펴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모건스탠리가 WTI 가격이 내년 말까지 배럴당 50달러 이하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원자재 시장 전반에 걸쳐 호황을 예견하긴 힘든 상황이라는
죽을 쑤고 있는 원자재 펀드와 달리 친환경 자산에 주로 투자하는 '그린 펀드'는 수익률이 반등하고 있어 눈에 띈다. 삼성글로벌클린에너지펀드가 연초 대비 11%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