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제외땐 하반기실적 역성장"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는 등 우상향 기조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하반기 약세장에 무게를 둔 의견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이 같은 견해는 삼성전자 쏠림현상이 심해진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정보기술(IT) 하드웨어주를 제외하면 상장사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관측에 근거한다. 특히 내년엔 국내 기업들이 사실상 제로 성장에 머물며 주가 상승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1일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 전체적으로는 2분기 실적 전망이 횡보 혹은 소폭 개선되는 모습을 띠고 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오히려 감소로 전환되고 있다"며 "하반기를 지나 내년에 접어들수록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이미 국내의 경우 IT 하드웨어 등 몇몇 업종을 제외하고는 상반기 대비 하반기 실적이 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경기민감주의 경우 하반기에 대부분 역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1분기보다 2분기 순이익이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IT 하드웨어(14.4%) 유통(11.6%) 유틸리티(59.4%) 건설(18.0%) IT 소프트웨어(30.3%)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낼 업종으로는 은행(-29.8%) 철강(-21.2%) 화학(-12.4%) 통신(-12.9%) 정유(-23.8%) 조선(-50.1%) 증권(-15.2%)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데이터에 근거해 만약 3분기 이후의 실적 전망을 낮춰야 한다면 주가 상승 속도 역시 둔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예컨대 코스피의 내년 순이익 성장률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질 전망"이라며 "대부분 업종이 올해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그나마 내년에도 4% 수준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IT 하드웨어 업종이 시장 전체 이익의 역성장을 막아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동필 BNK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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