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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시의 한 아파트단지 전경. 세종시는 간선도로에 전용차로를 넣고 지하철 시스템을 적용한 BRT가 가장 활성화된 대표적 지역이다. [매경 DB] |
같은 생활권에서 비슷한 연식, 같은 면적 아파트라도 BRT역이 도보권인 곳과 아닌 곳의 가격 차가 1억원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BRT는 도심과 내·외곽을 잇는 주요 간선도로를 다니는 버스인데, 지하철 시스템을 적용해 일반 버스에 비해 정시성과 신속성이 뛰어나다. 가격도 구간별로 다르지만 오송~세종~대전 반석 구간의 경우 교통카드 이용 시 1700~2300원 수준이라 일반 광역버스와 차이가 거의 없다. 출퇴근족의 호응이 높은 이유다. 대표 BRT노선은 KTX오송역~세종시~대전 반석역 구간을 비롯해 서울 강서구~청라, 서울 천호~경기 하남 노선 등이 있다.
특히 행정수도인 세종에서 BRT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BRT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세종시 2-3생활권 '첫마을 1단지 퍼스트프라임'의 전용 84㎡는 지난 6월 4억원에 거래가 된 반면, 같은 생활권이라도 도보 이용이 어려운 '첫마을 5단지 푸르지오'는 같은 달 전용 84㎡가 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BRT역이 도보권인지에 따라 최대 1억2000만원의 차이가 난 것이다. 이 두 단지의 작년과 올해 집값 오름폭을 살펴보면 BRT역이 가까운 '첫마을 1단지 퍼스트프라임' 전용 84㎡가 작년 6월(2억9000만원)보다 올해 6월(4억원) 37.9% 상승한 반면, '첫마을 5단지 푸르지오' 전용 84㎡는 동 기간 27.3% 상승에 그쳤다.
BRT의 영향력은 분양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4월 세종시 3-3생활권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는 BRT역이 인접한 장점으로 19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2만535명이 신청해 평균 청약경쟁률 104.8대1을 기록했다. '청라 호수공원 한신더휴'는 청라에선 이례적인 최고경쟁률 30.68대1, 평균경쟁률 14.37대1을 기록했다. 청라지구 마지막 민간 분양이자 BRT 정류장과 가깝다는 입지조건이 부각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일 최고 청약경쟁률을 경신 중인 평택 고덕신도시 역시 신도시 내·외곽을 잇는 BRT노선 계획 소식이 인기를 더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집값은 물론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청약에서 BRT역의 파워가 입증된 만큼 세종시를 중심으로 대전, 천안·아산, 청주, 공주 등 충청권의 BRT노선 인접단지 하반기 분양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전과 세종을 잇는 BRT노선 최대 수혜지인 반석동에서는 포스코건설이 이달 중 '반석 더샵' 총 65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BRT노선이 가까울 뿐 아니라 남세종IC와 유성IC와도 인접해 있어 세종시로 이동이 수월하다. 1순위 청약 및 전매에 제한을 받는 세종시와 달리 전매제한기간도 없고, 대전, 충남, 세종시 거주자 중 청약통장을 보유하면 무조건 1순위 청약신청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BRT가 주력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은 세종시에서는 BRT와 인접한 1-5생활권의 3개 단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9월 중흥건설이 H9블록에 중흥S-클래스 576가구를 분양하고, H5블록에선 한신공영이 한신더휴 아파트 646가구를 공급한다. 이어 10월에는 우미건설이 '세종 린스트라우스' 468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BRT노선에 가까운 세종시 아파트 1690가구가 올해 시장에 나오는 셈이다.
최근 도로공사를 마치고 BRT노선 운영을 시작한 부산에서는 대림산업이 하반기 'e편한세상 온천3구역'을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오는 9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동래구 내성교차로∼안락교차로 2㎞ 구간의 BRT노선이 인접해 있다. 향후 BRT노선이 계획돼 있는 평택 고덕신도시에는 올 하반기 신안종합건설이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고덕신도시 A16블록에 613가구 규모의 '고덕국제신도시 신안인스빌'을 분양할 예정이다.
■ <용어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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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