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11일(09:2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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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회장이 이끄는 태광실업이 베트남 최대 물류회사 '제마뎁' 인수를 추진중인 가운데 인수 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점화되고 있다. 박 회장은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중 한명이었으나, 그가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연차 게이트'로 인해 두 사람 관계는 비극적 결맞을 맺었다.
11일 현지 물류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태광실업은 제마뎁의 최대주주인 베트남 인베스트먼트 그룹(Vietnam Investment Group·VIG)가 전환사채(CB) 형태로 보유중인 지분 38%와 현 경영진 지분 일부를 포함해 51%의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다. 태광실업측은 VIG측과 구속력 있는 각서를 체결하고 실사를 진행중인 상태다.
문제는 현재 베트남의 외국인 직접투자 규정과 관련한 외국인 지분율 제한에 따라 태광실업이 상장 물류회사의 지분을 49% 이상 취득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행 규정상 태광실업과 관계사 등의 지분 취득 제약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떤 구조로 인수를 성사 시킬지 귀추가 주목 된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태광측이 현지에서 파트너를 구하거나 차명계좌 등을 동원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수 있겠지만 최근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 투자 규제 잣대를 더욱 엄격히 적용 하고 있어 인수구조 짜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섣불리 추진하다간 논란만 가중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베트남 투자기획부는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법인을 비롯한 모든 법인과 개인이 투자와 관련한 실정법 위반을 할 경우, 과징금 중과 등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법령 개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위법 행위가 확인된 해당 법인과 개인의 투자 승인을 취소하고 더 나아가 사업을 중단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 2년간 제마뎁 인수를 추진해왔던 CJ대한통운측의 대응도 주목된다. CJ는 대주주인 VIG가 아닌 경영진과의 협상을 통해 제마뎁 인수를 추진해 왔다. CJ는 베트남 현지의 외국인의 투자 규제 문제를 애초 부터 간파하고 제마뎁의 물류 사업부를 분할해 CJ와 제마뎁측이 51대 49 비율로 조인트벤처(합자회사)를 만드는 인수 방안을 추진했다. 분할된 법인은 상장사가 아니므로 '49%룰'을 적용받지 않아 51% 지분 확보가 용이해 지기 때문이다.
[강두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