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사 하반기 이익 100조시대
10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67% 올라 243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 이후 9거래일 만에 최고가를 갈아치운 것이다. 올 2분기 14조원을 포함해 상반기 영업이익 23조8984억원을 올렸지만 하반기엔 그 수치가 27조9233억원으로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주가도 전날보다 1% 올라 6만7300원을 기록했다. 이 업체는 올 3분기에 작년 한 해 전체 영업이익(3조2767억원)을 넘을 태세다. 다만 반도체 '투톱'만으로는 힘에 부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과거에도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실적 개선이 나타났지만 이 두 종목만으로는 코스피가 직전 전고점을 뚫지 못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2년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순이익이 전체(코스피 상장사)의 절반을 차지했는데, 당시 주가가 크게 움직이지 못했다"며 "일부 종목 편중 현상이 심해지면 코스피는 당분간 조정이 오게 된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주식시장 화두는 턴어라운드주였다. 적자 기업이 흑자로 돌아서거나 미미했던 이익이 크게 늘어난 곳이 상반기에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삼성그룹에서는 카메라 부품업체 삼성전기 주가가 올 상반기에 두 배 올랐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도 이 같은 실적 개선주가 국내 주식시장 흐름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다.
작년 하반기 6548억원의 적자를 냈던 대우건설도 올 하반기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올 하반기 4009억원의 흑자 전환이 예고됐다. 대우건설은 작년 잠재손실을 일시에 털어버리는 '빅배스'를 단행한 이후 올 들어 국내외 주택 사업이 호조를 띠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국외 사업에선 베트남 신도시 사업인 스타레이크시티 프로젝트가 올 하반기 실적에 잡힐 예정이다. 대우건설 주가는 지난 6월 27일 이후 이날까지 열흘 새 19% 급등했다.
KB금융도 하반기 기대주다. 최근 시가총액이 쭉쭉 오르며 주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올 들어 이날까지 주가가 34%나 오르며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순위 8위를 기록했다. 작년 말 14위에서 6계단이나 뛰어올랐다. 7년 만인 지난달 말 신한지주를 제치고 금융 '대장주'에 오르기도 했다. 이 같은 신분 상승은 규모의 경제 때문이다. KB금융은 지난해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는 KB손해보험, KB캐피탈 공개매수를 통해 연결회사 지분율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작년 하반기 1조1496억원의 순이익은 올 하반기 1조2299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중국의 사드 악재를 온몸으로 겪은 현대차는 올 하반기에 점차 살아날 전망이다. 중국을 제외한 국외 시장 판매가 다시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을 제외한 한국·러시아·브라질 시장에서 신차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수익성 높은 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이 선전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하반기에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했다.
철강 '대장주' 포스코는 올 3분기에 다시 분기 영업이익 기준 '1조클럽'에 도달할 전망이다. 올 1분기 1조36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포스코는 오는 20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2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 밑으로 다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3분기에는 1조331억원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포스코 주가는 이날 30만원으로 끝나 52주 신고가를 썼다. 올 하반기 실적과 주가 반등의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포스코는 최근 2년 철강 이외의 사업체나 국외 자회사를 정리하며 비용을 대폭 절감해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영향으로 철강 가격과 거래량의 증가폭이 줄어들었다"며 "다만 3분기에는 투입하는 원료값이 하락해 이익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철광석과 석탄을 원재료로 열연강판
[신헌철 기자 /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