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펀드에 돈을 묻은 투자자 상당수가 이 같은 고민을 호소하고 있다. 9일 KG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6일까지 국내에 출시된 베트남 펀드 평균 수익률은 12.9%로 VN지수 상승률을 크게 밑돌았다.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KB베트남포커스펀드 수익률이 17.1%로 유일하게 지수를 이겼다. 2위인 한국투자KINDEX베트남VN30상장지수펀드와 3위 미래에셋베트남펀드 수익률은 각각 16%와 15%대로 지수에 소폭 뒤졌다. 베트남 주식시장이 전례 없는 활황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에 출시된 베트남 펀드는 그 과실을 전부 따먹지 못한 셈이다.
운용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베트남 시장에 신규 상장한 파로스건설, 사베코(SABECO) 등 특정 종목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것이 이 같은 현상을 낳았다고 해석한다. 지난해 9월 상장한 파로스건설은 상장 6개월 만에 주가가 13배 급등했다.
'사이공 맥주'를 만드는 사베코는 지난해 말 상장했는데 거래 첫날 주가가 상한선인 20%까지 급등했다. 한 달 만에 공모가 대비 주가가 두 배가 됐다. 사베코는 베트남 시가총액 3위, 파로스건설은 시가총액 5~6위를 차지하고 있다.
새로 선수로 영입된 두 종목이 VN지수를 연일 끌어올렸는데 정작 한국 펀드에서는 이 종목을 찾아볼 수 없어 수익률이 지수 대비 뒤진 것이다. 현지에서 주가조작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탓에 과감히 베팅에 나서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베트남 증시 전반이 최근
최종혁 씨스퀘어자산운용 대표는 "베트남 증시 상승 가능성에만 베팅해 '묻지마 투자' 움직임이 이는 것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며 "시장이 한 번 꺾일 가능성을 내다본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