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이 최근 신한지주의 시가총액을 앞서는 등 조직을 안정화한 가운데 국민은행장직 분리 문제가 이슈로 부각하고 있다.
앞서 KB금융은 지주회장과 국민은행장간 권력 다툼으로 조직이 와해돼 윤 회장이 신임 회장으로 오면서 은행장을 겸하는, 사실상 비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주요 지주사 중 지주 회장이 은행장을 겸하고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윤 회장은 과거 취임식을 통해 "KB금융의 지배구조가 안정화되면 적절한 시기에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윤 회장이 겸하고 있는 국민은행장 임기 역시 오는 11월까지다. 역대 KB금융 회장 가운데 가장 안정적 지배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돌발변수가 없는 이상 회장 연임은 확실시 된다. 이에 따라 회장 연임을 앞두고 차기 은행장을 조기에 선임할 것이라는 게 금융권 관측이다.
금융권에서 국민은행직 분리에 무게를 두는 또 다른 이유는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 인수 등으로, 비은행사업 몸집이 커지면서 윤 회장의 업무가 혼자서 감당할 범위를 넘어섰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회장이) 비은행부문의 잇따른 인수합병 성공으로, 지주회장과 은행장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 같다"면서 "조만간 조기 국민은행장 선출 문제가 본격화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KB금융그룹내에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지만 은행권에서는 유력 은행장 후보자의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로는 이홍 경영지원그룹 이사 부행장이 꼽힌다. 이 부행장은 국민은행 내에서는 맏형 격이다. 임원 중 유일하게 윤 회장과 함께 사내이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또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 역시 '리틀 윤종규'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윤 회장의 최측근 인사 중 한명이다. 그는 KB금융 경영관리 부장, 국민은행 재무관리본부장, KB금융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해 1월 KB국민카드 사장으로 취임했다.
박지우 KB캐피탈 대표도 유력 후보 중 한명이다. 윤 회장의 측근은 아니지만 국민은행 부행장 시절이던 2014년 9월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권력 다툼으로 사임하자 직무대행을 맡은 바 있다. 그해 연말께 부행장에서 퇴임했으나 2015년 5월 KB캐피탈 사장으로 복귀한
이 외에도 김옥찬 KB금융 사장도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 지주 사장인 점이 은행장 선임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지주사장이 은행장 보다 서열적인 측면에서는 앞서기 때문이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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