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선물을 연일 순매도하고 국채현물 순매수 규모를 대폭 줄이면서 외국인의 원화표시 채권 보유 잔액이 100조원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 잔액은 전일 대비 2조6785억원 줄어든 101조108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한국의 경기 회복과 원화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원화채권을 꾸준히 사들였는데 최근 대내외 경제 여건 변화로 투자심리가 흔들리고 있다.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 잔액은 연초 89조원에서 지난 4월 100조원을 넘어서 지난달 말에는 104조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이틀 새 3조원 이상 급감하면서 100조원 붕괴를 눈앞에 뒀다.
외국인들이 연일 국채선물을 매도하는 데다 국채현물 순매수 규모까지 대폭 줄이면서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원화채 수급 여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5일 오후 4시 외국인은 국채선물시장에서 3년물 9771계약, 10년물 3309계약을 동반 순매도하며 4거래일 연속 국채선물을 팔아치웠다.
같은 시간 장외채권시장에서는 국채를 188억원어치 사들였는데 이는 최근 25일간 평균 순매수 금액(2067억원)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외국인들의 원화채권 투자심리 악화는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와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 달러당 원화값 하락 등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0.75~1.00%에서 1.00~1.25%로 0.25%포인트 상향 조정하며 4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보유 자산을 연내에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긴축 통화정책이 화두에 올랐다.
한편 대내적으로는 지난 4일 북한이 ICBM 발사 성공을 발표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도 또다시 불거졌다. 올 들어 상승세를 그리던 달러당 원화값이 지난 한 달 새 하락세로 돌아선 점 또한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3~4월 북핵 리스크가 확대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