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책임투자(SRI) 원칙에 입각한 펀드 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도 SRI가 확산되고 있다. SRI는 지배구조가 우수하거나 환경 친화적인 기업,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책임을 적극 이행하는 기업 등을 선별해 투자하는 전략을 말한다.
하이자산운용이 지난 5월 말 SRI 펀드를 8년 만에 출시한 데 이어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도 다음달 초 SRI 펀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4일 매일경제신문이 입수한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Alliance)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2조8900억달러 규모 펀드가 SRI 전략으로 운용되고 있다. GSIA는 2년 단위로 전 세계 SRI 규모를 발표하는데, 2년 전인 2014년 말과 비교하면 25.2%나 증가한 수치다.
유럽은 전체 펀드 자산의 절반이 넘는 52.6%가 SRI 원칙을 기반으로 운용이 이뤄진다. 미국은 전체 자산 대비 SRI 비중이 21.6%로 유럽보다는 낮다. 다만 최근 2년간 SRI 펀드 증가폭이 30%를 웃돌면서 관련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SRI 펀드는 기업을 환경(Environment), 사회적책임(Social Responsibility), 지배구조(Governance) 등 'E·S·G' 모형으로 평가해 이른바 '착한 기업'을 골라 투자한다. SRI가 글로벌 자산운용시장에서는 주류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는 SRI 펀드 설정액이 3000억원에 불과해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전체 연기금의 SRI 관련 직접 및 위탁 투자를 포함해도 6조~7조원 규모에 불과한 실정이다.
다만 지난 5월 문재인정부 출범을 전후로 SRI 투자가 꿈틀대는 분위기다. 지난 5월 말 설정된 '하이사회책임투자' 펀드는 출시 한 달 만에 약 60억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출시 후 한 달 수익률은 2.3%로 비교적 안정적이다.
삼성자산운용도 다음달 초 SRI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서스틴베스트 또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E·S·G 평가 관련 자문을 받아 밸류운용본부에서 운용을 맡는 구조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투자 대상 기업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기업 가치 향상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과 주요 자산운용사 40여 곳이 하반기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