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사 337곳 올 분기별 실적 분석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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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매일경제신문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증권사 실적 추정이 가능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337곳을 분석한 결과 올해 이들의 영업이익은 3분기(51조8454억원)에 최고치를 찍을 전망이다. 올 1분기(46조2886억원)에 비해 2분기(47조1287억원), 3분기로 갈수록 늘지만 4분기에는 다시 47조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1분기 기준 전체 이익의 27%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추이가 3분기에 정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올해 분기별 예상 이익이 점점 늘어나는 곳은 52곳(15.4%)으로 나타났다. 하반기로 갈수록 이익이 늘면서 올 4분기 기준 예상 영업이익이 1000억원이 넘는 대형주는 5곳(에쓰오일, 네이버, 현대건설, GS건설, 만도)으로 추려진다. 이들은 실적 턴어라운드가 나타나거나 업종 내 독점적 위치로 계절적 영향을 피해가는 '뒷심주'라는 평가를 받는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연중 이익 고점이 올해 3분기가 될 가능성이 높을 정도로 1년 내내 이익이 증가하기란 쉽지 않다"며 "예외적으로 특정 종목이 속한 업종이 상승 사이클을 타고 있거나 업종 내 독점성이 강할 경우 꾸준한 이익 증가가 나타나 주가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게 된다"고 말했다.
작년 분기 이익이 계속 늘어난 뒷심주 1~3위(영업이익 기준)는 LG디스플레이, 현대건설, 네이버였다.
작년 1분기 395억원에 불과했던 LG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9043억원까지 급증했다. 작년 주가수익률은 28.1%로 코스피 상승률(5.6%)의 5배에 달했다. 현대건설과 네이버의 주가는 각각 49.9%, 17.8% 오르며 코스피를 압도했다.
올해 뒷심주 중에선 에쓰오일의 1분기 영업이익이 3335억원에서 4분기 4298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의 뒷심은 석유화학 사업에서 나올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정유 부문 매출이 전체의 80%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정유 부문 비중 70%) 등 다른 정유사보다 유가 하락에 취약한 구조다. 통상 유가가 떨어지면 정유사들은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한 에쓰오일은 최근 설비 투자를 석유화학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에서 석유화학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43%로 정유 부문(31%)을 넘어섰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에쓰오일은 내년 화학 공장 완공으로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며 "폴리프로필렌(PP)과 같은 석유화학 제품이 크게 늘어 현금 창출 능력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건설은 하반기 신흥시장에서 수주 기대감이 큰 편이다.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2700억원 규모의 매립 공사를 따내며 수주 신호탄을 쐈다. 현대건설은 작년 50여 건의 입찰 건수를 올해 107건으로 늘리면서 중동이나 남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로 했다.
또 실적 발목을 잡고 있던 장기 미착공 프로젝트인 러시아 비료공장(15억달러), 우즈베키스탄 천연가스 액화정제시설(5억달러)의 토목 공사가 시작되면서 올 하반기 매출에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찬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부터 베네수엘라, 우즈베키스탄 등 신흥시장 매출 증가로 수익성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온라인 광고 매출이 꾸준히 늘면서 연중 비수기 없이 뒷심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검색 점유율로 인터넷 상거래(커머스), 모바일 간편 결제(네이버페이)와 같은 사업에서 이익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 작년 1분기(2568억원) 이후 7분기 연속 이익 증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와 5000억원 규모 자사주 교환을 통해 디지털 금융,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규 사업도 개척하고 있어
김한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5%로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중 높은 수준인데 실질적 사업 성과도 나타나고 있어 성장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