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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은 2013년 말 시총과 이익에서 아모레퍼시픽을 압도하며 '대장주' 자리를 차지했는데 4년 만인 올해 그 영광을 재연하겠다는 각오다.
전문가들은 양사의 희비가 갈린 것을 두고 LG생활건강이 사드 악재에 앞서 중국 이외의 시장을 개척해놨고 고가 화장품이 잘 팔리며 이익 개선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6월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9일 기준 양사의 시총 격차는 2조3000억원으로 좁혀졌다. 아모레퍼시픽은 2014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시총 면에서 대장주 자리를 유지해왔다. 2015년 말 7조8000억원의 격차를 보였던 양사의 시총은 작년 말 5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최근 6개월 새 LG생활건강 주가가 15% 오르는 동안 아모레퍼시픽이 6% 떨어지면서 그 격차가 더 좁아진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도 이 같은 패턴이 유지된다면 연말쯤엔 LG생활건강 시총이 아모레퍼시픽을 추월할 수 있다"며 "결국 이익이 더 많이 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게 정설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증권사 실적 추정치를 취합하는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LG생활건강 영업이익은 9167억원으로 아모레퍼시픽(8313억원)을 제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영업이익에서 LG생활건강이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의 희비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라는 대형 악재를 통해 극명하게 갈렸다. 올 1분기 기준 LG생활건강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7%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2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매출 비중을 별도로 공시하지 않는 아모레퍼시픽의 아시아 지역 매출 비중은 28%로 이 중 대부분 매출이 중국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아모레퍼시픽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전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면세점 매출이 감소하고 백화점, 아리따움 등 다른 유통 채널도 부진해 2분기 면세점 매출이 작년 2분기보다 50%가량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백화점과 같은 유통 채널을 183개로 늘리면서 사드 보복을 피해간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주가도 LG생활건강이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LG생활건강이 25.7배, 아모레퍼시픽이 30.7배로 나타났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