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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안방그룹 지주사는 유안타증권 등을 상대로 홍콩 소재 국제중재재판소(ICC)에 698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피고인에는 VIG파트너스를 비롯해 유안타증권과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2015년 안방그룹에 동양생명 지분을 매각한 당사자들이다.
유안타증권은 이번 공시에서 안방그룹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 "(매각 당사자의) 진술 및 보증 위반"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5년 2월 안방그룹은 VIG파트너스 등으로부터 동양생명 지분 63.01%를 1조1319억원에 인수했고 당시 동양생명 지분을 가지고 있었던 유안타증권(3.0%)와 이민주 회장 등도 해당 지분을 안방그룹에 매각했다. 같은 해 6월 금융위원회가 안방그룹의 동양생명 대주주 지위를 최종 승인했고, 그해 9월 기존 경영진을 안방그룹 인사로 교체하면서 인수 작업이 마무리 됐다.
안방보험과 매각 당사자들 간의 분쟁은 매각 대금을 정산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안방그룹을 잘 아는 중국 금융계 인사는 "2015년 당시 안방그룹은 매각 대금을 2017년 말까지 분할 지급하기로 계약 상대방과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들어 중국 당국이 중국 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에 대해 조사를 강화하자 매각 잔금 일부(약 400억원)가 지급이 지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17일 VIG파트너스와 유안타증권이 잔금 지급을 요구하는 중재소송을 홍콩 소재 국제중재재판소(ICC)에 제기하면서 이들의 갈등은 국제 소송전으로 불거지게 됐다. 소송을 먼저 당한 안방그룹은 이달 ICC에 맞소송을 냈다. 안방그룹이 소송 이유로 밝힌 '(매각 당사자의) 진술 및 보증 위반'은 동양생명이 지니고 있는 위험 요인에 대해 매각 당사자들이 제대로 고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안방그룹이 문제삼고 있는 것은 지난해 동양생명이 피해자로 연루된 5000억원 규모의 육류담보대출(미트론) 사기 사건이다. 동양생명의 육류담보대출 규모는 38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VIG파트너스 관계자는 "지분 매각 당시 동양생명의 대출 현황에 대해 고지를 제대로 했다"며 "고지절차에 문제가 있더라도 7000억원 상당의 손해를 주장하는 것은 지나치다"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도 "이번 소송은 사실상 안방그룹과 VIG파트너스 간 소송전"이라며 "유안타증권은 동양생명 매각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고 상장사이다보니 이번 소송에 대해 공시를 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의 미운털이 박힌 안방그룹이 중국 내부에서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근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는 안방그룹, 완다그룹 등 그동안 해외에서 공격적으로 M&A를 진행해온 회사들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인수 합병 과정에서 불법으로 자금을 해외로 유출하는지 등을 추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우샤오후이 전 안방그룹 회장은 지난 4월 당국에 체포됐고, 이달 초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안방그룹을 잘 아는 중국 인사는 "덩샤오
[김대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