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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06월 22일(19:40)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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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부품 제조업체 트레이스가 올해 처음으로 전환사채(CB) 공모 청약에 나섰지만 모집액을 채우지 못해 결국 '미달'을 기록했다. 전환사채(Convertible Bond)는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기관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으로 전환 전에는 사채로서 확정이자를 받고 전환 후에는 주식으로 자본이익을 챙길 수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트레이스(신용등급 B-)이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11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공모 청약을 실시한 결과 77억4800만원의 청약증거금이 유입됐다. 모집 예정금액보다 적은 증거금이 들어오면서 청약 경쟁률은 0.7대 1을 기록했다. 사채의 표면이자율과 만기보장수익률(YTM)은 각각 2.0%, 7.0%이며 만기일은 2020년 6월 26일이다. 발행대금은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트레이스의 전환사채는 올해 첫 공모 물량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실적부진과 재무건전성 악화에 발목을 잡혔다. 일각에서는 연 2%대의 안정적인 이자수익 뿐만 아니라 전환권 행사시 추가적인 자본수익까지 챙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흥행 가능성읖 높게 점쳤다. 지난 22일 트레이스의 종가는 1985원으로 전환가액(1710원)과 비교하면 16.1% 가량 낮다. 여기서 '전환가격'이란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교환시 주식 1주와 교환되는 전환사채의 액면금액이다. 바꿔 말하면 전환권을 행사한 다음에 주식을 바로 시장에 처분하면 16.1%의 자본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트레이스는 최근 수년간 업종 내 경쟁심화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재무안정성 또한 크게 저하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지난 2013년 이후 연결기준으로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2011년부터 2017년 1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당기순손실이 계속됐다. 영업활동을 통해 실질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없는 상태까지 이른 것이다. 회사 측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시장환경의 불확실성에 따라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수 있고 영업실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트레이스에는 단기성 차입금과 관련한 위험도 내재돼있다. 지난 1분기 말 트레이스의 차입금(별도기준) 규모는 약 208억원으로 전액이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차입금이다. 그러나 트레이스의 1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00만원 수준에 불과해 유동성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특히 차입금에 대한 만기 연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