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증시에 22주째 순유입
![]() |
13일 미래에셋대우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에서 지난주(5~9일) 한국에 배분한 자금은 2억1000만달러다. 글로벌 펀드 자금은 올해 들어 한국 증시에서 1월 첫주에만 순유출됐을 뿐 둘째주부터는 5개월간(22주) 순유입세를 이어가고 있다.
GEM 펀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펀드, 아시아·태평양 펀드, 글로벌 펀드같이 한국에 투자하는 4개 펀드로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순유입한 자금은 1125억8900만달러에 달한다. 이미 작년 연간 순유입액(315억7800만달러) 대비 3.5배 자금이 들어왔다.
한국 배분 비율이 14~15%에 달하는 GEM 펀드를 포함해 이들 4개 글로벌 펀드 자금 중 올해 한국에 배분된 순유입액은 46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처럼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로 자금 유입 흐름이 지속하는 것은 최근 경제지표상 신흥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선진국보다 빠른 데다 기업 실적 전망치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진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흥국 경제 회복 조짐이 뚜렷한 데다 한국은 올해 초부터 기업 실적 전망이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자금의 선호 기조가 나타났다"며 "최근에는 미국에서 '트럼프 리스크'가 점차 확대되며 정치 불확실성이 있는 선진국보다 신흥국이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이 단기 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한국 시장에 투자한다는 것을 가정하면 향후 40조원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MSCI 신흥시장 내 한국 주당순이익(EPS) 비중은 20.8%인데 현재 이곳에서 한국 시총 비중은 15.9%에 불과하다"며 "이익 기여도를 감안해 신흥시장 내 시총 비중은 18%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총 비중이 2%포인트가량 높아진다는 것은 40조원의 글로벌 추가 자금 유입을 뜻한다"며 "특히 이 같은 위상 변화로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이 12배 수준까지 재평가된다면 코스피 3000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공격적 예상과 달리 주식시장 조정을 예상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예고를 지나치게 저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은 글로벌 펀드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신흥국 자금 흐름은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 국내 기업 수출지표가 일시적이란 지적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3분기부터 수출지표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제한 후 "그동안 코스피는 지나치게 빨리 올랐다. 코스피 2600 이상을 바라본다는 것은 올해가 아닌 내년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코스피는 13일 전날보다 16.83포인트(0.71%) 오른 2374.70에 마감했다. 이날 기관이 모처럼 1658억원 순매수하며 시장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788억원 순매도했지만 전날(-1462억원)보다 매도세가 약화됐다.
주식시장은 이익이 정점에 있는 반도체 같은 기술주보다는 실적 턴어라운드 예상이 있는 조선업종에 반응했다.
이날 현대중공업 주가는 전날보다 4.2% 오른 18만4500원에 끝났고, 삼성중공업은 무려 6.5% 폭등했다. 현대미포조선도 6%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4~5월 두 달 연속 선박 수주 전 세계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영국 조선·해운 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5월 전 세계 선박 신규 발주량은 50척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종목들을 매도하면서도 현대중공업(157억원), 삼성중공업(182억원), 현대미포조선(16억원) 등 조선주는 순매수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3거래일(9~13일) 연속 순매수 행진 중이다.
[문일호 기자 / 김대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