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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주도로 아주캐피탈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오는 16일 아주캐피탈 지분 74.03%(아주산업 71.49%, 아주모터스 2.54%)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아주그룹과 체결한다.
인수금액은 3100억원(주당 7300원)으로 아주캐피탈 12일 종가(7800원) 대비 6.4% 할인된 가격이다. 우리은행이 1000억원을 출자하고 과점주주인 키움증권(400억원), 한국투자증권(100억원)도 함께 자금을 투입한다. 신영증권(300억원), IBK캐피탈(200억원)도 동참해 출자 규모는 2000억원이다. 여기에 연기금 등에서 자금을 모으는 인수금융 1100억원을 보태 3100억원의 인수금액을 마련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이 같은 인수 내용을 15일로 예정된 이사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당초 아주캐피탈 기업가치가 4000억원 정도로 평가됐지만 최근 업계 내 아주캐피탈 위상이 하락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우리은행이 인수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주캐피탈은 2014년 이후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왔고 두 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아주캐피탈이 100% 보유하고 있는 아주저축은행도 인수한다. 지난해 순이익 88억원을 거둔 아주저축은행은 저축은행업계에서 알짜 회사로 알려져 있다. 우리은행으로선 지주사 전환을 위해 필요한 캐피털사와 저축은행을 이번 계약 한 번으로 모두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이번 인수로 우리은행은 캐피털사였던 우리파이낸셜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을 2013년 12월 KB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에 각각 매각한 이후 3년6개월 만에 다시 캐피털사와 저축은행을 자회사로 거느리게 된다.
다만 아주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벤처캐피털사 아주IB투자 지분 57.9%는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우리은행이 인수한 아주캐피탈은 지난해 말 현재 약 5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업계 7위 수준의 금융사다.
2014년까지 현대캐피탈에 이어 자산 규모 2위권을 유지하면서 캐피털 강자로 군림해왔지만 비금융지주계열 캐피털사라는 한계 때문에 조달금리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최근 수익성이 떨어지는 신차 금융사업을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외제차와 중고차 금융, 렌터카 위주로 영업 구조를 전면 개편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은행이라는 든든한 후원자를 만나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캐피털업계 관계자는 "인력 구조나 자동차 부문에서의 영업력은 경쟁사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기 때문에 우리은행 체제하에 들어가 조달금리가 내려가고 관리비용 등이 절감되면 과거 현대캐피탈과 경쟁했던 전성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에 한발 더 다가가게 됐다. 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6년래 최대인 1조원(연결기준)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도 연초(1만2600원) 대비 35% 급등한 1만7000원 선을 오르내리는 등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처럼 지주회사 전환이 급물살을 타면서 예보가 가지고 있는 우리은행 나머지 지분(21.37%) 매각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예보도 지주회사 전환에 앞서 지분 매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향후 금융위원장이 새롭게 임명되고 나서야 예보 지분 매각 일정과 지주회사 전환 로드맵이 보다 확실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 과점주주들이 대부분 증권사·보험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증권·보험사 인수를 통
은행업계 관계자는 "현재 우리은행 계열사인 우리종금을 증권사로 전환하는 방법 등이 있지만 우리은행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들어온 증권·보험사 과점주주들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어느 정도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