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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06월 07일(09:19)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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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코스닥 상장사였던 잘만테크가 약 1년6개월만에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했다.
모기업인 모뉴엘의 파산과 매각 실패라는 시련을 겪고도 천신만고 끝에 경영정상화에 성공한 사례라 투자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회생법원 파산부는 "채무자는 회생계획에 따른 변제를 완료했고, 앞으로 회생계획의 수행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잘만테크의 기업회생절차를 종결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잘만테크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회생법원의 전신)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약 1년6개월만에 정상경영에 복귀하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 잘만테크의 회생절차종결은 모기업의 파산과 인수·합병(M&A)실패라는 이중 악재를 딛고 이뤄낸 성과라 투자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잘만테크는 지난해 말 법원의 허가를 받아 EY한영회계법인을 주간사로 선정한 뒤 공개경쟁입찰 방식의 매각을 추진했지만 참여가 부진해 무산되고 말았다. 잘만테크의 소송으로 인한 우발채무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인수에 관심을 접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만테크는 본사 사옥 등 유휴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조달해 회생계획에 따른 채무변제를 실행할 수 있었다. 지난 1999년 설립된 잘만테크는 컴퓨터 부품업체로 컴퓨터 냉각장치(쿨러), 컴퓨터 본체, 전원 공급장치(파워서플라이)를 제조하고 있다. 특히 쿨러는 현대적인 디자인과 높은 냉각효율을 인정받아 세계 최대 가전행사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쇼(CES)에서 2005년부터 수차례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06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
잘나가던 잘만테크가 경영문제를 겪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10년경이다.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원-달러 환율이 예상범위를 벗어나 크게 요동치는 바람에 잘만테크가 환헷지를 위해 가입해두었던 금융상품인 키코(KIKO)에서 수백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극심한 자금난을 겪던 잘만테크는 다음해 모뉴엘에 지분 60.41%를 매각해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급한불을 껐지만 시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14년 모기업인 모뉴엘이 분식회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며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이다. 그 여파로 모뉴엘이 잘만테크에 지급보증한 600억원의 채권도 일시에 만기가 도래하며 잘만테크는 또다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하고 말았다. 결국 이 돈을 갚지 못한 잘만테크는 2014년 말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다음해 5월 코스닥 종목에서 퇴출됐다.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