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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매일경제신문이 자기자본 상위 증권사 10곳의 올 1분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직원은 모두 2만2414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보다 1명 줄었다. 작년에 주요 증권사의 통합 과정에 따른 구조조정이 마무리됐고 최근 주식시장이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올해는 증권사 인력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작년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증권+대우증권)와 KB증권(KB투자증권+현대증권)과 같은 합병 증권사가 출범하면서 중복 인력이 회사를 빠져나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작년까지 인력 구조조정으로 직원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데 올해도 그 여파가 남아 있는 것"이라며 "위탁매매에 의존하는 비슷한 사업 구조로 너무 많은 증권사가 경쟁하다보니 당장 인력을 줄여 이익을 높이는 손쉬운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직원을 늘리는 '어려운 길'을 택했다. 올 1분기 직원이 45명 늘어 10대 증권사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주요 부문 중 지원 부문 직원이 같은 기간 39명 늘어났다. 그럼에도 지난 1분기 기준 인당 생산성이 10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1억원이 넘었다. 인건비를 넘는 수익 증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순이익으로 607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동기 대비 20.2%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투자은행(IB) 수익이 주요 사업 부문 중 가장 많이 상승(8%)한 게 주된 원인이다. 올 2분기부터는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 수익도 급증할 전망이다.
키움증권에 이어 하나금융투자가 올해 들어 42명을 늘려 직원 수 증가 2위를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키움증권과 달리 본사 지원 인력(20명 감소)은 줄이고 영업점 인력(47명 증가)은 대폭 늘렸다. 자기자본이나 인력에 비해 낮은 생산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투자의 인당 생산성은 100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삼성증권은 올해 들어 IB 인력을 작년 말 87명에서 올해 96명으로 늘리는 식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면서 전체 직원이 30명 증가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낮은 비정규직 비율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문재인정부의 '비정규직 제로화' 선언에 따른 것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비정규직 비율이 0.6%에 불과해 10대 증권사 중 가장 낮았다.
10대 증권사의 비정규직 비율은 22.2%다. 메리츠종금증권이 68.3%로 가장 높은 가운데 키움증권과 하나금융투자도 3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선 다른 업종과 다른 증권업 특수성이 고려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영업과 IB 파트 전문 인력들은 높은 성과급을 바라기 때문에 이들을 고용하려면 고액 연봉 계약직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당 생산성 5000만원대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이 이 분야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사 중 지난 1분기에 가장 많은 순이익을 올렸지만 키움증권보다
분석 대상 10곳 중 증권사로 상장된 6곳의 올해 주가 수익률(5월 30일 기준)을 기준으로 보면 NH투자증권이 47.7%로 가장 많이 올랐다. 미래에셋대우가 34% 상승해 2위를 기록했다. 두 증권사 모두 이익 증가와 함께 직원 수를 줄인 곳이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