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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05월 25일(10:47)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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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이후 초대형 IB의 영업이 본격화 될 예정인 가운데 단기물 금리상승시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고 A등급 이하 회사채 스프레드 축소 가능성에 베팅하라는 조언이 나와 눈길을 끈다.
25일 SK증권은 올 3분기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영업이 본격화됨으로써 증권사가 새로운 조달 창구를 가지게 되고 조달 및 운용 측면에서 여러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의 유동성 가운데 일부는 증권사의 발행어음으로 흡수되고 자금 배분 측면에서 은행예금 및 증권사 RP 비중이 확대된다면 단기 국공채 수급에 일정 부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로 인해 단기물 금리의 상승압력이 높아진다면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SK증권의 설명이다. 아울러 기업금융(50%)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기존에 소외받았던 회사채 시장에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A등급 이하 회사채 스프레드 축소에 베팅하라고 조언했다.
지난해 8월 정부는 초대형 IB 육성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위험자산에 대한 자금 중개 기능 강화를 천명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이번 달 말 일괄적으로 드래프트 형태의 예비 인가 서류를 제출하고 늦어도 올해 3분기부터는 발행어음 등 단기금융 인가를 비롯한 초대형 IB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선 방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증권사가 '발행어음'이라는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를 갖게 된다는 점이다. 기존의 종금 라이센스와 비교했을 때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수신 여력의 확대는 단순한 순이자이익(NIM)을 통한 수익 창출을 넘는 의미를 갖게 된다.
발행어음은 만기가 1년 내외로 설정되기 때문에 RP 등에 비해서 만기가 더 길고 파생결합증권에 비해 조달의 불확실성이 적다는 이점이 있다. RP형 CMA의 경우에는 고객의 환매 요처에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만기가 하루짜리인 초단기 창구다. ELS는 일반적으로 만기가 3년 내외로 형성되지만 중도 상환 등 옵션이 달려있기 때문에 발행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크다. 또한 발행어음은 다른 금융상품과 비교해 투자 자산의 제약이 훨씬 적다. 조달 자금의 50%를 기업금융에 투입해야 하지만 나머지 50%에 대한 투자 제약은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이다.
조달 측면에서 살펴보면 초대형 IB는 규정상 발행어음을 통해 자기자본의 200%까지 자금을 조달 가능하지만 문제는 해당 자금의 출처다. SK증권은 최근 발행된 A1 등급의 기업어음(CP) 발행 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발행어음이 기존 금융권의 자금을 충분히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가계 부채에 대한 부담이 커지며 대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은행들이 기존 예금자들을 지켜야 하는 유인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 또한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사들이 발행어음을 통해서 조달한 자금을 투자할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초대형 IB는 해당 조달 자금의 50%를 무조건 기업금융에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조달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인가 이후 초대형 IB의 조달 규모는 각 사별로 1~2조원 내외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운용 측면에서 보면 기업금융 자산에 포함되는 '발행시장에서 직접 취득한 기업 증권', '유통시장에서 취득한 A등급 이하 회사채' 등에는 분명한 호재다. 이처럼 초대형 증권사의 수급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A등급 이하 회사채 스프레드 축소에 베팅하는 게 가장 확실한 투자전략이다. 아울러 발행어음으로 인해 단기물 시장이 일시적으로 수급에 부담을 앉고 금리가 상승할 수 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초대형 IB들은 부동산 중심의 해외 대체자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조달 자금의 만기 등을 감안하면 비상장 기업 주식이나 PEF 등에 대한 투자는 제한적일 것으로 점쳐진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