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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은 작년(3만8835가구)보다 72.6% 급증한 6만7038가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가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대치다. 지난해까지 가장 분양 물량이 많았던 해는 2001년(6만2814가구)인데 올해 예정된 분양 물량은 이보다도 4000가구 이상 많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데다 최근 서울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자 건설사들이 그동안 미뤄왔던 아파트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1970년대부터 지어지기 시작한 아파트들이 노후화함에 따라 재개발·재건축 시기가 도래한 것이 분양 물량이 급증한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한 집값 상승분의 최대 50%를 조합이 부담해야 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내년부터 적용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재건축 급증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올해 예상되는 서울 지역 전체 분양 물량 중 재개발·재건축 물량은 5만6116가구(83.7%)나 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서울 재정비시장은 2013년까지 위축됐으나 서울 주택시장이 살아나면서 재개발·재건축이 4년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가 내놓은 한 해 아파트 예상 분양 물량은 각 건설사가 수립한 계획에 따른 것이다. 예상치 못한 사정에 따라 올해 분양이 목표였던 단지가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고, 내년 분양이 예정됐던 단지가 올해로 앞당겨질 수 있다. 부동산114에서는 건설사 분양계획이 바뀔 때마다 거의 실시간으로 연내 분양 예상 통계치를 조정한다. 확정된 수치는 아니지만 건설사들이 2000년대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을 분양할 계획이라는 것은 그만큼 요즘 서울 주택시장 분위기가 좋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서울 아파트 분양은 잔금대출에 대해 비거치식 분할상환이 적용되고 분양가가 9억원을 넘는 단지가 많아 중도금 대출이 어렵다"면서도 "단기부동자금이 1000조원이 넘는 상황에서 서울 아파트는 다른 지역보다 투자하기에 안전하다는 시각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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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영등포구에 이어 은평·강남·서대문·양천·노원·마포·서초 순으로 연내 분양 물량이 많았다. 반면 광진·도봉·관악에서는 아파트 분양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건축 연한이 도래하지 않았거나, 대부분 중층 이상으로 용적률이 낮아 일반분양을 통한 사업비 조달이 어렵다는 점이 재개발·재건축이 더딘 이유로 꼽힌다.
올해 분양이 집중되는 도심권 자치구에서는 큰 폭의 집값 상승이 예상된다. 김 이사는 "이미 개발이 완료된 서울 지역에서 새롭게 대규모 분양이 이뤄진다는 것은 당장 그만큼의 기존 주택을 부순다는 의미"라며 "영등포구나 마포구 등은 강동구처럼 인근 경기도 지역에서 임시로 머물 집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박 대표는 "아파트 분양가격은 주변 집값보다 비싸게 책정되기 때문에 막대한 분양이 올해 서울의 주변 집값을 부추길수 있다"며 "다만 입주 시점이 돌아올 경우 역전세난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파트 매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