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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중국 정부와 산업계도 한국, 일본 등 수입품을 중국 국산품으로 대체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사드 사태는 중국 기업에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였을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중국의 상장기업들을 탐방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직접적 경쟁 관계에 있는 많은 기업들이 한국의 빈자리를 열심히 메우고 있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2015년 말 중국 전기버스 기업을 탐방할 때만 해도 한국의 삼원계 배터리가 중국 기업들의 인산철계 배터리에 비해 20~30% 이상의 원가 절감과 성능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한국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작년 초 중국 정부가 안전성 검토를 이유로 전기버스용 삼원계 배터리 사용을 금지했고 여기에 사드 문제까지 겹치며 한국 업체들의 승용차용 배터리 공급마저 어려워졌다.
한국의 삼원계 배터리 기술이 앞서 있기 때문에 중국 전기차 업체가 한국산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으나, 한국 제품 공급이 중단된 2016년 중국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아무 문제 없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실제 중국 톱3 자동차용 이차전지 회사인 국헌과기의 경우 작년 2GW 규모 생산시설을 올해 4.8GW로 확대하고 있으며 이 중 1.8GW는 삼원계 배터리 전용 라인으로 만들어 올해부터 베이징자동차의 전기승용차에 납품을 시작했다.
또한 지난 1년간 중국 업체들의 배터리 성능이 개선되고 단가도 20% 정도 하락함에 따라 중국산을 써도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한국 자동차가 가격 대비 성능을 무기로 중국시장을 공략해왔으나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더 저렴한 가격과 괜찮은 수준의 성능을 무기로 우리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자랑하는 한류 콘텐츠도 우리가 자리를 비웠던 올해 1분기 동안 텐센트 동영상 사이트의 유료회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배나 성장하는 놀라움을 보여줬다. 화장품 섹터도 한국 화장품이 주춤한 사이 중국 토종 브랜드 대표 기업인 상하이자화는 경영진 교체와 함께 한국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에 화장품 개발을 의뢰하는 등 방식을 통해 한국 화장품 브랜드 전략을 흡수하며 추격을 위한 재정비 기간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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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주식투자 관점에서 이러한 상황을 해석해보면 한국의 빈자리를 비집고 들
[현동식 한투운용 상하이사무소 소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