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21일 경제부총리 후보자로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내정하면서 금융공공기관장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전 정부와의 인연으로 기관장 자리를 꿰찬 소위 '친박'계 인사들이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되는 분위기다. 통상 정권 교체기때마다 새 정부는 직간접적으로 기존 공공기관장 물갈이에 나서왔다.
금융위원회 경영평가를 받는 한국거래소의 정찬우 이사장은 대표적 금융권 '친박' 인사로 꼽힌다. 정 이사장은 박 전 대통령의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참여했고 지난 2013년 3월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부위원장 재직 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를 도운 임원을 승진시키라고 KEB하나은행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 조사 선상에 오르기도 했다.
대구 출신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역시 대표적인 금융권 'TK(대구·경북) 친박 인사'로 분류돼왔다. 이 회장은 박 전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낸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교수까지 지냈다. 2012년 대선 당시 금융인 1365명의 박 전 대통령 지지 선언을 이끌면서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고려대 경영학과 동문으로 MB정부 당시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을 지낸 황록 신보 이사장, 잔여 임기가 1년 전후인 김재천 주금공 사장과 곽범국 예보 사장 거취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공기관장 물갈이에 신중하게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게이트 이후 낙하산 인사와 공공기관 독립성 훼손에 대한 시장 반감이 커진 때문이다.
이들 금융 공공기관장 물갈이에 앞서 금융위원장과 부위원장 자리에 누가 앉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민간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이동걸 동국대 초빙교수, 관료 출신으로는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하마평에 올랐다. 이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 비상경제대책단에 참여해 금융·경제 분야 공약 수립에 기여했는데 재벌개혁과 금산분리 소신을 가지고 있다. 윤종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행시 27회),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행시 27회), 참여연대에서 활동했던 김기식 전 더불어
문재인 대통령은 장관 인선에 앞서 다음 주 차관인사를 먼저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차관급인 금융위 부위원장에는 내부 출신인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행시 30회), 유광열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행시 29회) 등이 거론된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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