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P2P금융협회 사무국 직원 1명을 채용하는 데 100명이 넘는 금융권 관계자가 지원했다. 두 자릿수 수익률을 무기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P2P금융업의 최근 높아진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진단이다. 15일 P2P금융업계에 따르면 P2P금융협회가 사무국 직원 1명을 선발하기 위한 채용 공고를 올린 지 일주일 만에 100여 명이 지원했다. P2P금융협회는 8퍼센트 피플펀드 써티컷 렌딧 등 주요 P2P(Peer to Peer·개인 간) 대출업체 47곳이 모여서 만든 단체다. 최근 P2P 누적 대출액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협회 직원 선발 경쟁률도 공무원시험에서나 볼 수 있는 '1대100'을 기록한 것이다. P2P금융협회 관계자는 "이력서가 예상보다 많이 들어와 면접 대상자를 뽑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며 "최근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P2P산업이 신금융업으로 주목받으면서 지원자가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지원자 중에는 은행·카드사·보험사 등 금융권 출신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이 높아 '꿈의 직장'으로 알려진 금융 관련 협회 직원도 다수 지원했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서비스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위기의식이 커진 기존 금융권 직원들이 '안정'보다 '도전'을 선택한 셈이다. 이번 직원 선발은 P2P금융협회가 조직 규모를 확장하면서 이뤄졌다. 협회는 이번에 선발하는 행정 담당 직원 외에 경험이 많은 대관업무 담당자도 선발할 예정이다. 사무국 확대로 인건비·운영비 등을 고려해 연협회비 인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P2P업계 누적 대출액이 1조원
을 넘기는 등 빠르게 시장 규모가 커지자 협회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P2P업체에 대해 관리·감독할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어 협회 차원의 규정 마련 등 자정 노력에 의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갈수록 금융권 인력 구조가 핀테크 기업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많다"고 진단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