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게임즈가 12일 상장 첫날 주가가 소폭 하락했지만 공모가 부근을 지켜내며 게임업계 대장주로 올라섰다. 증권가는 넷마블게임즈가 코스피 200지수에 편입되고 신작을 해외에 출시하며 주가가 오를 것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회사 측은 이번 상장으로 확보한 현금으로 대형 인수합병(M&A) 추진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혀 기대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기준 넷마블은 공모가보다 2.8% 높은 16만20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16만5000원에 시초가를 정했지만 차익 매물이 쏟아지며 1.8% 하락했다. 희망가 밴드 최상단에 공모가를 정해 불거졌던 고평가 논란은 다소 잠잠해졌다. 상장과 동시에 기존 대장주였던 엔씨소프트의 시총을 뛰어넘게 됐다. 이날 넷마블 시가총액은 13조7262억원으로 엔씨소프트(7조7080억원)의 1.8배다. 시총 순위로는 LG전자, 삼성화재를 제치고 21위를 차지했다.
넷마블게임즈 상장에 따라 지분 24.47%를 보유한 방준혁 의장도 신흥 주식 거부로 떠올랐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넷마블게임즈 시가총액(13조7262억원)을 고려해 방 의장이 보유한 상장회사 주식평가액은 3조3588억원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4조535억원) 다음인 6위에 해당한다. 기존 6위였던 이재현 CJ그룹 회장 보다는 약 7800억원 가량이 많은 수치다. 시장에서는 넷마블게임즈의 공모 흥행으로 방 의장의 주식가치는 5위권에 진입 가능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최근 최 회장이 지분 23.4%를 보유한 SK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넷마블은 다음달 코스피200 정기 변경을 앞둔 시점에 상장하게 됐다. 그 덕분에 곧바로 편입 요건을 갖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밖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9개 기업이 편입을 예상하고 있다. 시가 총액을 고려하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와 FTSE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도 커졌다. 이들 지수 편입은 공모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거래를 활성화하고 외국인 지분율을 높이는 요인이다. 코스피200 편입이 기대되는 10개 기업 주가는 이미 상승세다.
넷마블은 상장 이후 M&A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번 공모로 2조6617억원을 조달한 넷마블은 북미 게임업체 카밤의 인수 대금 납입에 8970억원을 사용한다. 넷마블은 이처럼 해외 게임사를 인수해 해당국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해왔다. 향후에도 성장 전략으로 M&A를 활용할 방침이다. 남은 공모 자금에 추가 차입을 이용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날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매일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올해 창출할 현금까지 더하면 2조5000억원 정도 자금이 생긴다"며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개발사를 M&A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조5000억원으로 레버리지를 일으키면 5조원까지 쓸 수 있다"며 "넷마블과 시너지를 낼만 한 좋은 개발사가 있으면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M&A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작 '리니지2 레볼루션'의 중국 출시를 앞두고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호전되리라는 기대도 커졌다. 권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에서 사드 문제를 언급했다"며 "한중 관계가 회복되면서 넷마블의 중국 시장 진출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리니지2 레볼루션을 예정대로 올해 4분기에 중국 시장에서 서비스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련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시장에서 흥행한 리니지2가 중국과 일본 시장에서도 성공할 경우 올해 실적은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도 향후 주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상장 이전부터 매수 의견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까지 8개 증권사가 내놓은 목표 주가는 18만1715원이다. 현재 가격에서 12.1% 상승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미래에셋대우와 HMC투자증권은 목표 주가를 20만원으로 제시했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유통 물량이 전체의 20%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주요 지수 편입 가능성을 감안하면 수급 요인은 더욱 우호적"이라고 전망했다. 방 의장 외에 CJ E&M(22.1%), 텐센트(17.8%), 엔씨소프트(6.9%) 등이 보유한
[서동철 기자 /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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