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지만 각 이벤트가 발생한 지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증시는 이전으로 회복됐고, 일부 국가의 증시는 단순한 회복 수준을 넘어 완연한 상승세로 접어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꼬리 위험(Tail risk)의 부재, 장기적 생산성 증대와 기업의 경쟁력 강화 등 경제 참여자의 경기에 대한 확신이 시장 반전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기업과 소비자의 확신은 탄탄한 구매관리자지수(PMI)와 독일 경제연구소 이포(IFO)의 예측 및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신흥국 시장의 PMI는 작년 4월 말 기준 49.9에서 꾸준한 상승 흐름을 나타내 올 4월 말 기준 52까지 올라왔다. IFO의 독일 기업신뢰지수는 2011년 7월 이후 약 7년 만에 최고치인 112.9를 기록했다. 이는 전반적인 아시아 국가의 수출 회복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국제투자대조표(IIP) 등의 경제지표(hard data)는 위의 설문조사 같은 심리지표(soft data)와 다르게 아직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심리지표와 경제지표 간 괴리는 어디서 발생하는 것일까.
일반적인 경제 사이클에서는 경기의 초기 회복세가 나타난 이후 소비자와 기업의 확신을 바탕으로 회복세가 견고해지는 과정이 나타난다. 경기 상승 초기에 얼어붙었던 소비가 조금씩 풀리면서 상품 프로모션 등을 통해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의 매출 상승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때 기존에 팔리지 않던 재고를 기반으로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비용의 고정과 매출의 상승으로 수익성은 극대화한다. 수익은 얼마 뒤 투자·인건비 상승 등을 통해 다시 경제로 흡수된다. 심리지표가 경제지표로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발생해 괴리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심리지표와 경제지표는 언제 일치하게 될까.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심리지표는 경제지표를 6~9개월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 기업은 수요 회복세를 통해 투자를 늘리게 되고 소비자는 경제 회복세에 적응해 소비를 늘리게 된다. 두 주체는 투자와 소비로 시장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즉 경제지표가 변화하기 전에 시장이 이를 먼저 알아채기 때문에 심리지표가 움직인다. 그런 다음 이를 통해 경제지표 회복이 가속화하는 선순환 양상이 되는 것이다.
![]() |
중국은 경착륙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수출 증대를 기반으로 GDP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과잉 공급 및 신용
세계 경제 1·2위인 미국과 중국은 전 세계 GDP의 37% 정도를 차지한다. 경기 회복 초기 두 나라의 방향이 글로벌 저성장 기조를 바꾸는 발판이 되기를 희망한다.
[라울 차다 미래에셋자산운용 CIO][ⓒ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