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영인 한화케미칼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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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본사에서 만난 유영인 한화케미칼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56)는 이같이 강조하며 "실적과 재무구조가 올해 모두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태양광과 함께 석유화학 사업을 하는 한화케미칼은 작년 영업이익 779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5년과 비교해 무려 131%나 늘어났다. 폴리에틸렌(PE), 폴리비닐클로라이드(PVC), 수산화나트륨(가성소다),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로 이어지는 4대 화학제품 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실적에도 한화케미칼 주가는 올 들어 지난 4일까지 2% 오르는 데 그쳤다. 증권 업계에선 주가가 지지부진한 이유로 태양광 사업을 지목하고 있다.
작년 신재생에너지 대신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 사업 지원을 약속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은 한화케미칼 등 태양광 업체에 결정적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하반기 폴리실리콘과 태양광 모듈 가격은 하락했고 이에 따라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사업은 작년 4분기 3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전체 매출 9조2000억원에서 태양광은 3조9000억원으로 그 비중이 42.4%에 달한다.
유 전무는 "작년 4분기에 비해 올 1분기 폴리실리콘 가격이 다소 오른 데다 비용 절감 효과가 본격화돼 1분기엔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한화케미칼은 2010년 중국 솔라펀파워홀딩스(한화솔라원)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2년에는 당시 영업적자가 4420만달러에 육박하던 독일 태양광업체 큐셀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한화케미칼이 태양광 기초원료인 폴리실리콘을 만들고 자회사인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이 잉곳, 웨이퍼, 모듈과 같은 중간·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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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무는 "넥스트에라에너지와의 공급 계약을 위해 한화케미칼은 큐셀 대신 지급보증을 섰는데 이것도 작년에 모두 해소됐다"며 "태양광 관련 재무 부담은 사라진 상태"라고 전했다. 업계에선 지급 보증 규모가 1조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한화케미칼은 적자투성이 회사를 인수해 흑자 회사로 바꾸는 데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 8월 한화케미칼은 TDI 전문업체 KPX화인케미칼을 인수하고 2015년 완전 통합을 이뤘다. TDI는 건축 단열재나 자동차 시트에 쓰이는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이다. 당시 공급 과잉으로 이 업체는 적자에 시달리다가 작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유 전무는 "한화케미칼이 TDI의 원료가 되는 염소를 생산하기 때문에 화인케미칼이 생산원가를 절감했고 글로벌 시황을 예측해 선제적으로 15만t 생산설비를 풀가동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화케미칼은 100% 자회사인 한화갤러리아에 최근 2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작년 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화갤러리아를 올해 흑자로 돌려놓기 위한 승부수다. 이 같은 자회사들의 턴어라운드는 한화케미칼의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도 크게 줄었다. 유 전무는 "그동안 인수·합병(M&A)에 주력해왔다면 앞으론 재무개선에 좀 더 신경 쓸 것"이라며 "작년 유동부채를 4500억원
[문일호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