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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종가기준 45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사주 소각 발표가 이어지자마자 주가는 곧바로 반전했다. 실망 매물을 모두 거둬들이고 추가로 주가를 상승시킬 만큼 효력이 강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보통주 1798만1686주와 우선주 322만9693주가 1차 소각 대상이다.
전체 발행주식의 13.3%(보통주 12.9%, 우선주 15.9%)에 달한다. 여기에 추가로 9조3000억원어치 주식을 매입해 이 역시 소각하기로 했다.
삼성이 전체 주식의 13.3%를 소각하면 기존 주주는 같은 기업가치를 기존 대비 높아진 지분율로 소유하는 결과를 본다. 주식 수가 13.3% 줄어들면 이론적으로 주주가치는 약 15% 올라가는 구조다.
삼성그룹의 이번 결정은 국내 기업 전반에 주주친화정책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정책이 자리를 잡으면서 한국 주식시장 전반이 업그레이드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국내 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는 "삼성그룹의 주주환원정책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확산된다면 앞으로 안정적인 배당소득을 노리는 투자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외에서는 주식양도차익보다 안정적인 배당소득을 통해서 금융소득을 얻는 것이 일반적인 반면에 한국에서는 배당수익률이 너무 낮기 때문에 주식양도차익을 추구하는 외국계 핫머니들이 시장을 흔들어 왔다는 얘기다. 앞으로는 배당수익을 보고 장기 투자하는 국내외 투자자가 늘어날 것이란 진단이다. 그는 "주식투자자들이 이 같은 주주환원정책 확산을 기대한다면 배당주와 배당주펀드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정책을 더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지분 중 오너 일가와 계열사가 가진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합쳐도 지분율 18.2%(자사주 소각 전 기준)에 불과하다.
반면 외국인 지분율은 이미 50%가 넘었다. 자칫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지주사로 전환해 '자사주 의결권 부활 마법'으로 최대주주 지분율을 높이려던 카드는 버렸다. 이 부회장이 잡음 없이 자리를 지키려면 끊임없는 주주환원정책을 내놔야 한다.
이날 이 부회장 지분율이 높은 삼성SDS와 삼성물산 주가는 전일 대비 각각 6.48%, 6.84% 크게 하락했다. 삼성 지주회사 전환 포기 소식에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하지만 최근 두 회사 주가가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아닌 실적 기반으로 움직였다는 측면에서 이날 낙폭은 과했다는 의견이 많다. 삼성전자발 주주환원정책 여파가 계열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율(9.5%) 역시 지난해 1월 이후 최대치다. 지난해 1395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올해 7900억원 선으로 크게 뛸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4
[홍장원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