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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디지털금융 강화를 위해 디지털전략본부, 써니뱅크(Sunny Bank)사업본부 등을 신설했다. 디지털전략본부는 디지털 관련 콘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써니뱅크 사업본부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직이다. 또 올해 1분기 중 금융권 최초로 임원진이 경영 관련 빅데이터를 확인해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빅데이터 워룸(War room)'을 신설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전국 영업점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디지털 창구'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디지털 창구에서는 고객이 창구에서 대기 번호표를 뽑는 순간부터 손바닥 정맥을 통한 바이오인증 또는 RF 신용카드(비접촉식 신용카드) 기능을 통해 고객 정보가 인식된다. 이후 등록된 고객 정보에 맞는 직원이 바로 연결,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최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신기술 도입을 확대하기 위해 스마트 금융그룹을 디지털 금융그룹으로 재편했다. 또 산하에 디지털전략부를 신설해 빅데이터, 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등의 신기술을 적용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점포 다변화 전략에 따라 최소인원과 키오스크 등 자동화기기로 운영하는 '무인 특화점포' 도 개설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모든 영업점을 온라인 상에 구현하는 '모바일브랜치'를 확대하고, NH농협은행은 올해부터 영업점 VIP창구에서 진행하던 고객 맞춤형 종합 은퇴설계 서비스인 All100플랜을 '태블릿'을 통해서도 제공한다.
이러한 디지털화 바람 속에서 점포를 축소하거나 인력 구조조정의 광풍이 휘몰아 치고 있다.
먼저 한국 씨티은행은 디지털화를 앞세워 소매영업점 80%를 폐쇄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KEB하나은행도 지난해 영업점을 76개 축소한데 이어 올해 들어 3월말까지 29개를 더 폐쇄하면서 최근 2년사이에 1400명을 감원했다. KB국민은행은 올초 2850명에 달하는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 2년간 전체 인력의 20%정도인 약 4000명이 회사를 그만뒀다. 신한은행은 올초 22개 지점을 줄이면서 280명의 희망 퇴직자를 받았고,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영업점 40개와 50개정도를 폐쇄할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디지털뱅킹이 본격화 하면서 로보어드바이저가 창구 상담사의 일자리를 빼앗고, 점포 폐쇄 등의 작업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바야흐르 디지털 시대의 '와해적 혁신'이 은행가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빌 게이츠가 1999년 낸 저서 '비즈니스, 생각의 속도'에서 '은행업무는 필요하다, 하지만 은행은 필요하지 않다'라고 예견한 문구를 인용해 "국내 은행산업도 기능적 차원에서는 와해적 혁신이라고 부를 수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진 원장은 먼저 은행이 오프라인 중심 채널을 효율적으로 재편해야
그는 "무엇보다 탄력근무제, 특화영업점, 성과연봉제 등을 도입해 인력과 영업점 운영전략을 효율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면서 "은행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나 통신·유통·제조업체 등과 제휴·협업해 거래비용을 낮추고 효율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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