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까지만 해도 주당 1만원대를 오가던 코리아 선박펀드 시리즈가 주당 500원도 안 되는 '동전주'로 전락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투자금을 모아 배를 운용해 수익을 거두는 선박펀드 특성상 한진해운 파산의 여파를 뒤집어쓰며 큰 손실을 입은 탓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선박펀드 코리아 01호는 정리매매 마지막 날인 이날 전 거래일보다 24.8% 하락한 308원을 기록하며 상장폐지됐다. 역시 상장 선박펀드인 코리아 02호, 03호, 04호의 주가 흐름도 이와 유사해 각각 203원, 136원, 139원을 기록하고는 유가증권시장에서 퇴출됐다.
코리아 01호가 전달 16일 장중 한때 52주 신고가인 1만1200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을 조금 넘는 기간에 주가가 36분의 1 수준으로 토막 나버린 셈이다. 2월 2100원으로 마친 코리아 01호 주가는 3월 들어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16일까지 보름 만에 5배 넘게 치솟았고 이후 조회공시 요구를 받으며 거래가 중단됐다. 이달 13일 거래가 재개되고 정리매매가 확정되자 매도 물량이 쏟아져 주가가 폭락한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폐지를 앞두고 투기세력이 유입돼 주가가 크게 급등락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2월 한진해운 상장폐지 전 주가 널뛰기 양상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코리아 01호부터 04호까지는 모두 유가증권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된 뮤추얼 펀드로 투자금을 모아 선박을 구매한 뒤 이를 운용해 수익을 낸다. 해운 업종이 전성기를 맞이했던 2006년 대박의 꿈을 안고 출범했지만 2008년 이후 해운업이 극도로 부진하면서 실적이 악화 일로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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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