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정학적 우려로 굳어버린 증시의 답은 결국 '실적주'라는 의견이 나왔다. '4월 위기설'로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외부 요인보다는 기초체력에 기반한 투자 전략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달 들어 상승세를 접고 2120선를 저점으로 2140선을 맴돌고 있다. 대통령 탄핵 등 불확실성을 해소한 뒤 강세가 지속됐지만, 차익실현 매물과 함께 '북핵' 등 한반도의 정세가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도발과 미국의 강경 대응 발언이 등장하면서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정학적 위험은 외국인 투자자의 태도를 뒤집어놨다. '바이(buy) 코리아'를 외치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는 4757억원 순매도 하고 있다. 지난달 총 3조5070억원을 순매수했던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미국이 한국의 환율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한 점과 프랑스 대선 투표 등 외국인의 매도가 확대될 요인은 잔존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랑스 대선 관련 불확실성으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 달러화 강세와 원화의 추가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환차손 우려에 따른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1분기 실적에 따라 종목별로 대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정책이나 일시적 위험은 휘발성이 강하지만, 실적 성장 가능성은 장기적 추세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상장사의 1분기 실적은 수출 지표 등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기대감을 높여왔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 상장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2% 늘어난 45조3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 또한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6개국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가 둔화되고 있지만 자금 이탈 조짐은 감지 되지 않았다"며 "증시 멘터멘탈 기대감이 유
이어 "하락폭이 컸던 유통, 의료, 소비자 서비스, 음식료 업종 등 일부 내수주의 반등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IT등 경기민감업종의 영업이익은 꾸준히 비중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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