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2월말 현재 보금자리론(디딤돌대출 포함) 판매액이 전년 동기간 대비 3배 가까이 폭증했다.
금융당국이 금융권 가계대출을 옥죄고 있는 가운데 대출규제 대상인 아닌 보금자리론으로 대출수요가 쏠리면서 대출과열 조짐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시중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점도 고정금리인데다 상대적인 저금리 상품인 보금자리론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10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1~2월 보금자리론·디딤돌대출 판매액은 4조344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판매한 1조4932억원보다 2.9배 많은 수치다. 보금자리론은 2조7843억원, 디딤돌대출은 1조5602억원이 판매됐다. 금융위원회 업무계획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올해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 공급 규모를 각각 15조원과 8조원으로 설정했다. 첫 두달간 보금자리론은 한도의 18.6%, 디딤돌대출은 한도의 19.5%를 소진한 셈이다. 때문에 지난해처럼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 한도가 조기에 소진되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도 조기소진 불안감이 커질 경우,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 가수요가 폭주하는 등 대출 과열조짐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앞으로도 주택담보대출 실수요자 위주로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진단이다. 시중금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보금자리론 대출금리는 4월 기준 연 2.9~3.15% 수준에 머무는 등 여전히 매력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중금리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정책 모기지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보금자리론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해 주택금융공사는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이 정상적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1~2월 대출수요가 폭주했지만 지난 3월 나간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은 전년 수준과 엇비슷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1~2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책모기지 수요가 줄고 있다"며 "올들어 주택거래가 둔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아파트 분양시장 호황속에 정책모기지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보금자리론 취급액이 당초 연간 공급 목표치인 10조원을 조기에 넘어서면서 금융당국은 지난 10월 기습적으로 대출 자격 요건을 대폭 강화, 대출수요를 억누른바 바 있다. 보금자리론에 원래 없었던 소득 기준을 새로 만들어 부부합산 연 소득 6000만원 이하로 신청 자격을 제한했고, 주택가격 요건도 3억원 미만으로 낮췄
[노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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