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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P2P금융 연구기관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P2P금융 업계는 지난 한 달간 1456억원의 대출을 취급해 총 9629억원의 누적대출액을 기록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이달 중 누적대출액이 1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에만 3340억원의 대출을 실행해 전년 동기(496억원) 대비 대출액이 무려 57배나 폭증했다.
올 들어 23개의 신규 업체가 새로 생겨나면서 P2P업체 수가 144개사로 불어난 상태다. P2P대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평균 13.56%의 수익률을 올려 시장수익률을 크게 넘어서는 수익을 거뒀다. 분야별로는 신용대출이 21.4%, 담보대출이 78.6%로 조사돼 부동산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담보 P2P대출이 전체 P2P금융시장 성장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 P2P의 경우 올 1분기 대출액이 2842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배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처럼 올 1분기 P2P금융시장이 급팽창한 것은 다음달 29일부터 본격적으로 P2P대출 가이드라인이 시행되기 전에 P2P업체들이 '투자자 모시기' 총력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시행에 들어가는 가이드라인 핵심은 개인투자자 1인당 투자 한도 제한과 선(先)대출 금지다. 특히 1인당 투자 한도가 한 업체당 1000만원으로 제한되면서 P2P대출 시장에 참여하던 억대 큰손 투자자들이 제2금융권으로 이탈할 개연성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P2P업체들은 지인 추천 이벤트 및 오프라인 투자자 모집 설명회 등을 통해 투자자 저변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자동 투자 서비스 도입, 투자 참여 시간 확대, 수익률 추가 지급 이벤트 등 기존 회원들의 만족도를 높여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업체도 많다. 최대한 소액투자자를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 최소 투자금액을 대폭 하향 조정하는 업체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차미나 크라우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고객 투자자들이 5월 가이드라인이 시행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큰돈을 집어넣으면서 P2P대출액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향후 P2P금융업계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가이드라인 시행 외에 중금리 대출시장에서 강력한 새 경쟁자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최근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은 중금리 대출을 주무기로 하는 P2P업계에 큰 위협이다.
지난 3일 출범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6월 중 영업에 들어가는 카카오뱅크는 모두 저축은행과 P2P금융사들이 양분하고 있는 중금리 대출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잡고 있다. 케이뱅크 중금리 상품 '슬림K 중금리대출'은 외부 신용평가사(CB) 기준 1~7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최저 연 4% 초반대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역시 SGI서울보증과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활용해 중신용자들을 대상으로 연 10% 미만 중금리 대출을 선보일 방침이다. 여기에 오는 6월부터 농협·수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에서 중금리 대출상품 '사잇돌'이 출시되는 것도 악재다. 상호금융 사잇돌 금리는 은행과 저축은행 사잇돌 대출 중간대인 9~14%대 수준으로 P2P대출 금리와 겹친다.
저축은행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금리 대출 금리를 계속 낮추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케이뱅크 출범에 맞춰 최저금리가 5.9% 수준인 중금리 대출상품 'SBI중금리바빌론'을 출시했고 다른 저축은행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