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펀드 투자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2007년 국내에서 해외펀드 투자 열풍이 분지 10년 만이다.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맞아 더이상 예금이나 국내주식에만 투자해 만족할만한 수익을 얻기 힘들어지자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펀드 설정액은 지난 27일 기준 100조1384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었다. 2014년 말 62조7300억원에서 불과 2년 3개월만에 40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해외펀드는 2008년 77조원까지 덩치가 커졌다가 같은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한동안 시들했다. 그러다가 지난 2015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대로 낮아진 이후부터 자금 유입이 다시 빨라졌다.▶관련기사 O면
아직 한국의 해외투자 비중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낮기 때문에 앞으로도 성장여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해외주식 투자 비율이 2014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45%인 반면 한국은 10%에 불과하다.
다만 국내에서 많이 팔린 해외펀드들의 투자 성과는 저조하다. 매일경제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지난 2007년 뭉칫돈이 몰렸던 10대 인기 펀드의 10년간 평균 누적수익률은 고작 11%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은행 정기예금에 투자했다면 누적수익률이 30%대 중반인 만큼, 해외펀드 수익률이 예금의 3분의 1에도 못미친 셈이다. 투자자들이 중국이나 브릭스 등 신흥국 펀드에 '몰빵'한 게 투자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올해말까지 가입할 경우 10년간 비과세 혜택이 있는 '비과세 해외주식전용펀드'를 서민·중산층 투자자들이 재산증식 기회
[최재원 기자 /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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