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주주총회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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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이사 숫자는 줄이는 반면 사외이사를 늘리는 동시에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지난 16일 열린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의 정원을 9명에서 7명으로 줄였다.
한라홀딩스는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는 정관변경안을 통과시켰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최대주주 등을 한 사람이 겸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나눠 하게 되면 소유와 경영을 자연스럽게 분리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와 경영진 간에 건전한 긴장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8월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금융지주회사들은 경영 투명성 강화 움직임이 더욱 빨라졌다. 해당 개정안은 사외이사와 금융사 경영진 간 유착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 임기를 기존 5년에서 6년으로 늘렸다. 언뜻 보면 사외이사에 대한 예우를 확충한 조치다. 그러나 사외이사의 전횡을 막기 위한 장치를 추가했다. 자회사를 포함한 총 사외이사 재직 기간을 9년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정관에 추가한 것이다. 사외이사 재직 기간이 길어지면 경영진에 대한 적절한 견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는 올해 외국인 사외이사를 두 명으로 늘렸다. 외국인 지분율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창구를 마련한 셈이다.
최근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도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라는 주주들의 압박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는 그룹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차에 이어 세 번째로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사외이사로만 구성하는 이 위원회는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연구원은 "올해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늘리고 사내이사를 줄이는 등 기업들이 스스로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노력을 보인 점은 지배구조 개선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