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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 통화정책결정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현재 0.50~0.75%인 기준금리를 0.75~1%로 금리 인상을 결정한 이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16~17일 이틀간 1.5% 급등했다. 같은 기간 달러당 원화값은 12.7원이나 올라 17일 기준 1130.9원으로 마감했다.
금리 인상에 따라 원화가치가 하락할 것이란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이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달러가 강세를 띠며 원화값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수급이 나빠진 주식·채권 시장도 약세를 띠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 금리 인상 직후 국내 시장은 이와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역주행' 이유로 미국 금리 인상 충격이 이미 주식시장에 반영된 데다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점진적일 것이란 예상 때문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당초 올해 네 번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최근엔 세 번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 '안도 랠리'를 이끌어낸 모습이다. 게다가 미국 외에 유럽은 물론 한국과 같은 신흥국의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점도 달러 매력을 감소시키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만큼 미국 금리 인상이 달러 강세를 이끌기에는 부족하다"며 "오히려 경기 개선 속에 금리 인상을 단행한데다 신흥국 통화의 상대적 강세로 인해 달러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미국 금리가 인상된 이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적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1980년 이후 미국 달러화 방향성은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결정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안 좋아지는 게 아니라 유럽과 신흥국의 경제가 살아나면서 미국 GDP 비중이 줄어들며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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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시장도 상식과 정반대 행보다. 지난 16일 국고채 금리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전 구간에서 하락했다.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64%포인트 떨어진 1.695%,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96%포인트 내린 2.176%를 기록했다. 이러한 하락세는 다음날까지 이어졌다. 17일 3년물 금리는 0.020%포인트 내린 1.675%, 5년물 금리는 0.013%포인트 떨어진 1.868%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16일과 17일 이틀 동안 국채선물시장에서 3년물 3만1000계약, 10년물 3850계약을 동반 순매수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직전에는 3거래일 연속 국채선물을 순매도해 온 외국인이 오히려 매수세로 돌아선 것이다. 주식과 마찬가지로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 기대감이 높아졌고 금리 인상 직전에 미리 채권금리가 급등해 최근 하락은 단기 조정 측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금리 인상이 올해 지속된다면 채권금리는 장기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이달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재확인되면서 그동안 과도하게 올라갔던 금리가 조정을 받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유가 추이와 물가지표에 따라 채권금리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내외 경제 여건 변화로 주식시장에서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실적 개선과 저평가 기대감이 공존하는 철강,
[문일호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