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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림-SK, 세계 최장 현수교 첫 삽 지난 18일 터키 차나칼레 현장에서 세계 최장 현수교인 `차나칼레 대교` 착공식이 거행됐다. 터키 차나칼레 교량 착공식에 참석한 강호인 국토부 장관(왼쪽 여섯째)과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왼쪽 넷째). [사진 제공=대림산업] |
SK건설이 벨기에 유니트그룹과 함께 추진하는 민자발전 프로젝트는 국내 건설사 최초로 이란 민자발전시장에 진출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란은 중동 최대 전력시장이다. 석유부국답게 인당 연간 전기 소비량(2015년 기준)은 2800㎾로 세계 평균의 3배에 이른다. 과거에는 발전소 건설 및 운영을 국가에서 주도했으나 2010년부터 민영화가 본격화했다. 전력 생산량의 약 9%는 주변국에 수출하는데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은 발전 인프라가 부족해 이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프로젝트는 안정성 측면에서도 뛰어나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이란 국영전력회사인 TPPH(Thermal Power Plants Holding)가 6년간 의무구매하기로 했다. 이란 정부가 국제기준에 맞춰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 사업이 최초다. 또 미국 등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재개로 인해 프로젝트를 지속하기 어려워질 경우 이란 정부에서 대출금과 투자금을 전액 보상키로 약속했다.
민자발전사업 전문 디벨로퍼인 유니트그룹은 SK건설의 투자개발형 사업 수행 경험을 높이 평가해 사업 파트너로 선택했다. SK건설은 지난해 12월 성공적으로 개통한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을 통해 사업개발, 프로젝트파이낸싱, 시공, 운영을 아우르는 종합역량을 인정받았다. SK건설은 약 10년 전부터 투자개발형 사업 전담팀을 꾸리고 준비한 결과 최근 라오스 수력발전소, 유라시아 해저터널, 차나칼레 대교 등을 잇달아 수주해오고 있다.
차나칼레 대교 착공식도 지난 18일(현지시간) 터키에서 이뤄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비롯해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안재현 SK건설 글로벌비즈 대표 등이 참여했다. 이번 사업은 세계 최장 현수교 건설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수많은 글로벌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했다. 대림산업과 SK건설은 터키 현지기업 두 곳과 '이순신팀'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고 일본 컨소시엄과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수주에 성공했다.
차나칼레 대교와 이란 민자발전 프로젝트는 우리 건설회사들이 단순 도급시공에서 벗어나 투자개발형으로까지 사업영역을 넓히며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투자개발형 사업은 다양한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필요하기 때문에 경쟁이 덜하고 수익성이 높다. 공사 완료 후 장기간에 걸쳐서 운영수익이 발생해 장기적인 현금흐름 확보가 가능해진다.
차나칼레 대교의 경우 대림산업과 SK건설이 앞으로 16년2개월 동안 건설 및 운영을 담당한 후 사업을 터키 정부에 양도하게 되며 이란 민자발전소는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 한 계속 운영수익이 발생한다. 한국 기업이 굵직한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사례가 하나둘 쌓이면서 향후 우리 기업들의 투자개발 사업 진출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해외건설 수주에서 투자개발형
강호인 장관은 "SK건설의 이란 복합화력발전사업 참여가 향후 이란과의 인프라 협력에 기념비적인 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도 향후 우리 기업들이 보다 많은 해외수주를 성사시킬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 정순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